유명인의 고충이란 이런 걸까. 서울 합정 근처 카페에서 아이돌그룹 제국의아이들 박형식과 인터뷰를 가졌던 날, 그는 카페 이용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야 했다. 첩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카페 벽에 등을 붙이고 얼굴만 빼꼼 내민 채 도촬이라는 것을 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아홉번의 시간여행: 나인’(이하 나인)에 출연한 후 박형식은 더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인기 가도에 오른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에 섭외된 것도 한 예지만 일상생활에서도 차이가 느껴질 만큼 반응이 다르다고 한다.
“‘나인’에서 어린 선우가 제아파이브로 활동하는, 제국의아이들의 멤버인지도 모르는 분이 많았을 거예요.(웃음) 그런데요, 오히려 시청자들이 제가 누군지 몰랐기 때문에 작품이 잘되지 않았나 싶어요. 편견 없이 저를 받아주신 거잖아요. 덕분에 몰입도가 더 높아졌던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카페에 갔는데 직원분이 제아파이브 노래를 틀어 주시더라고요.”

박형식은 ‘나인’에서 배우 이진욱의 아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극중 시간 여행을 하는 어른 박선우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어린 선우로 폭넓은 감정 연기를 펼쳤다. 그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사기도 했지만 이진욱과 싱크로율 높은 외모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처음에 이진욱 형님을 뵙고 잘 생겨서 놀랐어요. 그리고 곧 걱정이 됐죠. 성인 배우가 이렇게 잘 생겼으며 아역도 그래야 하잖아요. 혹시 안 좋은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 염려됐어요.(웃음) 그래도 멤버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줬으니까 괜찮아요. 선배님도 예뻐해주셨고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하하.”

박형식이 방송 활동을 하면서 최우선으로 꼽는 목표가 있다면 ‘자연스럽게’다. 연기를 할 때도 힘을 들이기보다는 가장 캐릭터다운 모습으로, 예능을 할 때도 최대한 박형식다운 모습으로 서고 싶다. 그래서 ‘진짜 사나이’ 합류를 앞두고 그의 의지는 불타오르고 있다.
“볼 땐 재미있었는데….(웃음) 형님들하고 잘 지내면서 무조건 열심히 하려고요. 시청자들이 저를 친숙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워낙에 인기 프로그램이라 걱정도 되는데요. 자연스러운 모습 보여드리려고요. 일부러 꾸미고 거짓말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는 것 말고요, 진짜 저를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2013년, 박형식은 끊임없이 달리고 있다. 제국의아이들로, 제아파이브로, 연기자로, 예능인으로 연예계를 종횡무진하고 있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하지만 ‘나인’으로 연기자라는 타이틀에 녹아든 그는 아직 그 여운에 젖어있다.'진ㅉ
“감독님이 종방연 때 ‘고맙다’고 하셨어요. ‘나인’ 촬영하고 제아파이브 활동이 겹쳤거든요. 선우는 아버지를 잃고 힘들어 하는 상황이었는데 노래를 하면서도 늘 웃어야 하니까 그런 감정 격차를 극복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게 늘 죄송했죠. 그런데 어린 선우의 감정을 지키고 촬영장에 와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열심히 할 걸 생각도 들고 정말 감격했어요. 저 정말, ‘나인’이라는 좋은 작품을 만나서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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