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 새옹지마다. 트레이시 맥그레디(34, 샌안토니오)가 드디어 첫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페덱스포럼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서부결승 4차전에서 멤피스를 93-86으로 누르고 4연승으로 파이널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샌안토니오는 6년 만에 우승기회를 잡았다.
주역은 37점을 퍼부은 토니 파커였다. 팀 던컨도 15점, 8리바운드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워낙 우승경험이 풍부한 탓인지 두 선수는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던컨은 이번이 5번째 우승도전이다. 그런데 벤치에서 유독 기뻐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티맥’ 맥그레디다.

과거 티맥은 ‘PO탈락의 아이콘’이었다. NBA득점왕을 2년 연속 차지한 폭발적인 득점능력을 갖췄으나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는 1999-2000시즌부터 2007-2008시즌까지 7번이나 PO에 올랐지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7차전 접전을 치른 시리즈도 3번이나 있었지만 모두 졌다.
전성기가 지난 티맥은 뉴욕, 디트로이트 등을 전전했다. 지난해 애틀란타 호크스에서 다시 PO무대를 밟았지만 1라운드서 보스턴에게 졌다. 1라운드 탈락만 8번. 이후 중국리그를 전전한 그를 올해 PO직전 샌안토니오가 구제해줬다. ‘아무리 샌안토니오가 명문이라도 1라운드 탈락할 수 있다’는 티맥의 저주까지 나왔다.
올해 PO서 티맥은 보여준 것이 없다. 4경기를 뛰었지만 17분 동안 4개의 슛을 던져 모두 실패했다. 4리바운드, 2블록슛, 1파울이 기록의 전부.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대승을 거뒀던 멤피스전에 7분간 뛰도록 배려했지만 티맥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파이널에서도 티맥은 사실상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예전처럼 35초 동안 13점을 몰아치는 영웅의 모습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현역선수로 파이널에 설 티맥은 올드팬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주고 있다. 과연 티맥이 파이널에서 시즌 첫 득점을 올리며 우승반지를 거머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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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시 맥그레디 / NBA 미디어 센트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