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고비를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정규시즌 일정 가운데 3분의 1이 지난 지금, 넥센 히어로즈는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제는 돌풍이라는 말보다는 토네이도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다.
넥센은 28일 현재 27승 13패, 승률 6할7푼5리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삼성과는 반경기 차, 3위 두산과는 벌써 5경기나 벌어졌다. 작년에도 넥센은 시즌 초 잠깐 선두에 올랐지만 올해만큼 유지하지는 못했다. 부쩍 힘이 붙은 넥센은 이제 더 이상 복병이 아닌 강팀이다.

하지만 넥센 염경엽(45) 감독은 낙관론을 철저하게 경계한다. 넥센은 아직 강팀이 아니라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다. 28일 창원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던 NC 다이노스와의 경기가 비로 연기된 뒤 염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현재 넥센의 상황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벌써 넥센의 승패마진은 +14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지만 이제는 승차를 지켜낼 힘이 붙었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지금이 고비"라고 말한다. 왜 일까.
염 감독은 평소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세 번 고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첫 번째 고비는 지난달 있었던 롯데 자이언츠와의 사직 3연전이었다. 염 감독은 "그 시리즈에 들어가기 전 승패마진이 +1 이었다. 선수들에게 말은 안 했지만 고비라고 봤다"면서 "그런데 두 번 역전승을 하고 선수들의 자신감이 붙었다"고 밝혔다.
이후 넥센은 순항하며 승패마진을 확 늘려놨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마음에 여유를 가지게 되면 그때부터 고비가 온다. 그런 날은 꼭 졌다"고 말한다. 지금이 고비라는 염 감독의 말은 엄살이라기 보다 방심과 자만을 철저하게 경계하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끝으로 염 감독은 "앞으로 남은 시즌동안 고비를 안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 128경기를 마칠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고 전력질주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염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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