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못지 않게 사랑받는 남자 핸드볼이 되겠다".
5년만의 대표팀 복귀전을 치른 김태훈 감독은 감개무량한 표정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남자 핸드볼대표팀을 이끌고 8강 진출의 기쁨을 안았던 김 감독은 5년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치른 복귀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핸드볼대표팀(세계랭킹 19위)은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한일 핸드볼슈퍼매치 일본(세계랭킹 20위)과 경기서 29-24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008년 시작된 한일 슈퍼매치에서 7전 전승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초반에 괜찮았다. 정수영이 초반에 더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의욕이 과했던 것 같다"며 "상대 일본은 리그가 끝난 3월부터 체력적인 부분을 포함해 많이 준비한 것 같다. 이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승리를 만끽했다.
한국 남자핸드볼은 지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비난의 화살에 직면했다. 당시 한국이 거둔 성적은 본선 5전 전패 탈락. 이어 지난 1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조별리그 6팀 가운데 5전 전패로 조 최하위(전체 24개국 중 21위)에 머물렀다. 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김 감독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부담은 없다. 의욕이 넘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도 더 잘해야한다는 점을 알고 의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바로 그 점이 대표팀을 더 똘똘 뭉치게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햇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충분히 훌륭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평가다. 김 감독은 "박중규, 정수영, 엄효원 등 좋은 선수들이 (대표팀에)뭉쳐있다. 그런 선수들을 선의의 경쟁을 통해 다듬어야한다. 개인적 기량은 다 좋은 선수들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후 "체격조건이 좋은 유럽을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수비가 잘 되어야한다. 조직적인 수비를 중심으로 팀을 가다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김 감독은 "베이징 이후 5년만의 대표팀 사령탑이다. 처음에는 무척 설렜고 태릉에 있는 것도 오랜만이라 멍하더라"며 웃었다. 지금은 완벽하게 다시 적응했다는 김 감독은 "사명감을 갖고, 여자 못지 않게 사랑받는 남자핸드볼이 되겠다"고 굳은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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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