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진 경기장에 감격의 순간, 잊지 못할 장면들이 흘러나왔다. 지난 2004 아테네올림픽 당시 국민들을 뜨거운 감동으로 적셨던 '우생순'의 주인공, 김차연(32)은 4000여 명의 관중이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것을 들으며 조용히 눈물을 떨궜다.
10년 이상 한국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피봇으로 활약한 김차연이 2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한일 핸드볼슈퍼매치서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최태원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대신해 한정규 상임 부회장으로부터 공로패를 건네받은 김차연은 남편 이선철 씨의 영상편지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흘러나오자 눈물을 숨기지 못했다. 일본 오므론 소속으로 1년 반 동안 뛰느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기에 더 사무치는 눈물이었다.

김차연은 "제가 많이 부족한데 옆에 동기들이 없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며 "핸드볼로 얻은 것이 굉장히 많은데 마지막까지 이렇게 큰 자리에서 물러설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은퇴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한 "코트에 오면 더 즐겁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볼 수 있다. 한일전이 아니라도 곧 리그가 시작하는데 경기장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며 핸드볼을 향한 팬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지난 4월 구미에서 열린 제 10회 동아시아클럽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은퇴 의사를 밝힌 김차연은 이번 은퇴식을 끝으로 핸드볼 선수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후 기회가 되면 지도자 수업을 받아 후배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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