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선두 질주 뒤에 숨은 코치들의 열정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5.29 06: 22

"아마 코치들이 가장 힘들 것이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근황을 묻자 코치진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먼저 꺼냈다.
유독 데이터, 기술 연구에 심혈을 기울이는 염 감독이 넥센에 취임하면서 코치진들에게도 불호령이 떨어졌다. 코치들은 지난해 11월 염 감독과 처음 간 해외 훈련인 마무리 훈련 때부터 저녁마다 회의를 하고 기록을 분석하며 올해 계획을 짰다.

염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 합류한 이강철 수석코치, 허문회 타격코치, 최만호 외야수비코치를 비롯해 갓 코치가 된 김수경 불펜코치까지 모두가 열정적으로 선수들을 연구했다. 그 동안의 실무적인 지도와 달리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코치들이 더 열심히 공부했다. 염 감독의 의중을 모두 충분히 이해했기에 가능했다.
허문회 코치는 뛰어난 이론 지식을 바탕으로 한 선수들과의 소통으로 정평이 났다. 김민성, 장기영, 강정호 등 타자들이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허 코치님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거나 "문제를 풀었다"는 말이다.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으로 고마움이 담긴 한 마디다. 허 코치는 평소 "코치는 나서면 안된다"며 인터뷰도 고사하고 뒤에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최만호 코치는 지난해 말 넥센에 오자마자 내야수였던 김민우, 신인 김민준 등의 외야 수비 수업을 맡아 세심하게 가르쳤다. 장기영, 오윤, 박헌도, 문우람 등 기존 선수들도 크게 발전하면서 넥센은 '외야 카드'가 크게 늘었다. 김동수 배터리코치는 갓 제대한 박동원과 미완성전력이던 허도환을 겨우내 집중 훈련시켜 포수가 취약 부문이라는 '오명'을 씻었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투수 총괄 뿐 아니라 처음으로 타자들까지 신경쓰느라 두 배의 공부를 했다.
그 외에도 올해 작전주루코치를 맡아 가장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심재학 코치, '형님 리더십'으로 존경받고 있는 최상덕-김수경 1군 투수조 코치 듀오, 분위기 메이커 홍원기 수비코치, 선수들에게 많은 신임을 얻고 있는 이지풍 트레이닝코치 등이 코칭스태프의 역할과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멘토 역할까지 훌륭히 수행하며 팀의 성적을 뒤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퓨처스 남부리그 1위를 달리는 2군의 코치들 역시 마찬가지다. 김성갑 2군 감독을 비롯해 최창호 투수코치, 강병식 타격코치, 김필중 배터리코치 등 코치진은 조상우 등 어린 선수들을 키워내는 것을 비롯해 오윤, 조중근, 신현철 등 백업 선수들의 컨디션을 올려 1군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을 만들어내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의 선두권 질주를 보며 많은 이들이 염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전력 상승을 논한다. 그러나 감독의 능력과 선수들의 실력을 제대로 이어주는 것은 그 사이에 있는 유능한 코치들이다. 젊은 코치들의 열정과 선수들의 패기로 똘똘 뭉친 넥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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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허문회 타격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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