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구장에 내리던 비는 그쳤지만 28일 NC 다이노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는 플레이볼 되지 못했다. 워낙 많은 비가 내린지라 그라운드 사정상 경기 속행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서 넥센 사이드암 김병현(34)의 등판도 미뤄졌다. 28일 선발로 예고됐던 김병현은 29일이 아닌 3연전 마지막 날인 30일 선발로 내정됐다. 대신 29일에는 팀 에이스인 우완 브랜든 나이트(38)가 선발로 나선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천연기가 결정된 뒤 만난 넥센 염경엽(45) 감독은 "가급적이면 에이스인 나이트의 등판간격을 맞춰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에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나이트지만 5월들어 승리없이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하다. 넷 째 딸의 출산 때문에 미국을 한 번 다녀왔고 그 시기를 전후로 투구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경기인 23일 잠실 두산전은 7⅓이닝 5피안타 1실점을 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넥센이 올해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에이스 나이트의 성적이 중요하다. 나이트가 축이 돼 선발 로테이션에서 버팀목이 돼 줘야만 한다. 비로 28일 경기가 열리지 못했지만 나이트의 원래 등판일을 지켜주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다.
그리고 김병현은 30일 경기에 들어가게 된다. 자연히 다음달 4일부터 6일까지 펼쳐질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도 등판하게 된다. 만약 이번 순서를 건너뛰고 일요일 경기에 등판하면 김병현은 삼성전을 피할 수 있었다. 또한 김병현이 정상적으로 NC전에 출전하면서 로테이션 상 좌완 앤디 밴 헤켄도 삼성전에 함께 나가야 한다.
김병현과 밴 헤켄이 삼성전에 나서게 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 둘 다 삼성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병현을 올해 삼성전 1경기에 나가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밴 헤켄 역시 4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통산 성적도 김병현은 삼성전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9.28, 밴 헤켄은 5경기 4패 평균자책점 5.86으로 유독 부진하다. 만약 NC전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면 이들 둘은 삼성전 등판을 피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염 감독은 "벌써부터 삼성전을 대비해 표적선발을 쓸 생각은 전혀 없다. 언제나 똑같이 준비할 뿐"이라면서 "김병현이 삼성전에 나가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본인이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넥센은 삼성과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다. 6월 초 삼성과의 3연전은 중반으로 접어드는 정규시즌 판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도 넥센은 아직 승부처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전히 '마이 페이스'를 말하면서 선수들의 트라우마 극복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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