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이라 쓰고 다큐라 읽어도 될 것 같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 말이다. 그만큼 ‘예체능’은 의외의 곳에서 재미를 주고 감동을 준다.
28일 오후 방송된 '예체능'에서 대구 월성동 유나이티드 선수들과 볼링 경기를 치른 팀 멤버들은 패배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월등한 상대팀의 실력을 확인한 후 1승을 거두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최선을 다했기 때문.
이날 7전 4승의 볼링 경기에 도전한 멤버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자신의 차례가 되자 긴장감과 중압감이 몰려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맏형인 이병진은 연습 게임에서는 여러 번 스트라이크를 치다가도 실제 게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앞서 이수근이 한 차례 상대팀에게 승리를 내줬기에 팀 내의 실력자로서 부담이 컸던 것. 결국 그는 뒤늦게 감을 잡아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병진의 뒤를 이어 도전한 안형준 역시 부담감을 가득 안고 공을 잡았다. 그는 “33년 처음 느껴보는 중압감”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일곱 번의 게임 중 네 번의 경기에서 지면 바로 패배가 되는 것이기에 세 번째인 안형준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안형준 역시 한 핀이나 두 핀이 남는 아쉬운 상태로 지게 됐다.
결국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다크호스 조달환이었다. 그는 볼링에는 초보나 다름없었지만 특유의 운동감으로 볼링에 완벽 적응해 가는 상태였다. 그는 스트라이크를 치기도 하며 '예체능' 팀의 1승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그럼에도 월성동 유나이티드는 강했고, '예체능' 팀은 또 다시 패배했다.
멤버들은 게임이 끝난 직후 아쉬움에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이병진은 조달환이 가졌던 부담감을 함께 느끼며 눈물을 흘렸고, 알렉스는 "죽겠더라 초대받아 온 입장인데"라며 손가락 부상으로 조달환에게 본의 아니게 부담을 준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 최강창민 역시 "내가 짐이된 것 같기도 하다"며 형들에게 도움이 못된 것에 대해 미안함 마음에 눈물을 비췄고, 첫 경기에서 상대팀에 승리를 내준 이수근 또한 미안함에 고개를 돌린 채 눈물을 흘렸다.
이 과정에서 돋보인 것은 긴장감과 진솔함이었다. 예능임에도 경기를 할 때만큼은 막강한 상대팀을 이기고 팀에 1승을 가져와야 한다는 생각이 멤버들의 마음에는 강했고, 그만큼 이들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승리를 위해 서로를 배려하고, 상대방이 공을 던질 때는 차마 그 모습을 보지 못한 채 기도를 하는 등 절절한 멤버들의 모습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처럼 진솔했다. 어쩌면 이런 다큐멘터리 같은 진솔함이 "빵빵 터지는 건 없는데 자꾸 보게 된다"는 애청자들의 토로 아닌 토로를 만드는 이유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eujenej@osen.co.kr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