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5만원 내고 친언니 못알아보는 드라마 ‘촌극’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29 08: 54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 여주인공은 버스에 탄 후 버스요금을 몰라 5만 원짜리 지폐를 들이민다.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은 화장을 화려하게 했다는 이유로 결혼 후 맞닥뜨린 누가 봐도 친언니와 똑같이 생긴 손윗동서를 보고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수긍하기 힘든 이야기들이 드라마에서 쏟아지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오로라 공주’ 6회는 부잣집 고명딸 오로라(전소민 분)가 짝사랑하는 작가 황마마(오창석 분)를 졸졸 쫓아다니다가 버스까지 오르게 되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로라는 버스요금을 몰라 무려 5만 원짜리 지폐를 냈고 버스기사는 크게 당황했다.
버스요금을 70원으로 알았던 한 국회의원을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이 나온 후 전개된 이야기는 더욱 가관이었다. 20대 중반의 로라는 스스로도 개념이 꽉 차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 그는 수행비서쯤으로 보이는 여성에게 버스를 타야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나라고 버스 타는 일이) 안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리를 펼쳤다. 앞서 5만 원을 건넬 정도로 물정을 모르고 세상사에 무심한 여자가 할 말은 아니었다는 게 시청자들의 날선 지적들이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로라를 이 세상 그 어떤 여자보다 똑똑하게 그리고 있다는 아이러니가 있다.

현재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금 나와라 뚝딱’은 배우들의 열연과 따뜻한 가족애, 곳곳에 마련돼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가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이야깃거리는 액세서리 노점상 정몽희(한지혜 분)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부잣집 첫째 며느리 유나(한지혜 분) 행세를 하는 일.
제 아무리 화려한 화장을 하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을 했다고 해도 몽희의 동생 정몽현(백진희 분)까지 언니를 못알아본다는 설정은 작위적이다. 게다가 몽현은 유나의 손아래동서다. 몽현은 하루 걸러 유나 행세를 하는 언니 몽희를 만나고 있지만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만다. 똑부러지는 성격 탓에 고된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몽희가 눈앞에 둔 친언니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설정은 여러모로 설득력이 부족하다.
두 드라마 모두 현재 화제성과 시청률에서 경쟁 프로그램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실소를 터뜨리는 작위적인 설정은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는 드라마에 찬물을 끼얹는 아쉬움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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