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동갑내기' 이명주(포항 스틸러스)와 한국영(쇼난 벨마레)이 천재일우(천 년에 한 번 만날 만한 기회)를 잡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5일 새벽 열리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 레바논 원정 경기를 위해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최강희호는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6월 1일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성한다.
현재 3승 1무 1패(승점 10)를 기록 중인 한국은 1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11)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레바논 원정에서의 승점 3점은 수월한 8회 연속 본선행을 위한 필수요소다.

관건은 중원 조합이다. 최 감독은 지난 16일 최종예선 6, 7, 8차전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그간 A대표팀의 '기둥' 노릇을 했던 기성용과 구자철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모두 제외됐다. 와중 이명주와 한국영이 기회를 잡았다. 둘은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인천) 황지수(포항), 독도 세리머니 박종우(부산)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이름을 올렸다.
이변이 없는 한 '백전 노장' 김남일이 중원의 한 자리를 꿰찰 것으로 전망됐고, 남은 1자리는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당초 박종우는 독도 세리머니 징계로 레바논전까지 출전할 수 없었지만 황지수까지 불의의 부상으로 낙마하며 선택의 여지가 좁아졌다.
본의 아니게 이명주와 한국영이 2파전을 벌일 모양새다. 김남일의 짝을 놓고 각축이 예상된다. 첫 A대표팀 발탁의 꿈을 이룬 이명주는 지난 시즌 K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올 시즌도 황지수와 함께 포항의 중원을 책임지며 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다.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형(공격과 수비를 넘나드는) 미드필더로서 패스, 슈팅 등 흡잡을 데 없는 플레이가 강점이다.
'갈고리' 한국영은 최종예선 5차전이었던 카타르전 이후 두 번째로 A대표팀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카타르전서는 기성용과 구자철에 밀려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레바논전서 첫 출전을 꿈꾸고 있다. 강력한 압박과 정확한 패스를 장착해 1차 저지선 임무의 적임자라는 평가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했던가. '천재일우'를 잡게 된 이명주와 한국영이 김남일의 파트너로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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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한국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