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봉승, 박찬호 천적 제압하며 미국 스타 발돋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29 14: 27

LA 몬스터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선배 박찬호의 천적을 완전히 지배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 총 113개의 공으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의 호투로 다저스는 3-0, 영봉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에 성공했다.
리그 최정상급 타선을 상대로 거둔 완봉승이기에 더 의미가 깊었다. 에인절스 타선은 상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리그 정상급 타자들로 포진되어 있는데다가 대부분이 우타자다. 실제로 이날 에인절스 타선은 8번 타순에 배치한 J.B 슈크 외에 모두가 우타자나 스위치히터로 구성됐다.

게다가 최근 9경기서 에인절스 타선은 팀 타율 3할1푼3리 13홈런 경기당 평균 7.3점을 올릴 정도로 응집력이 절정에 달해있었다. 팀 동료이자 에이스 잭 그레인키 또한 전날 10피안타 6실점으로 호되게 당하고 말았다.
타자들의 면면을 봐도 위엄을 느낄 수 있다. FA 계약 후 다소 주춤하지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 지난해 MVP급 신인왕 5툴 플레이어 마이크 트라웃, 좌투수 킬러 마크 트럼보와 호위 켄드릭 등 올스타급 타선을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에인절스의 막강함은 2000년대부터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시작됐고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선배인 박찬호에게는 높은 벽으로 다가왔었다. 2002시즌 FA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박찬호는 디비전 라이벌인 에인절스에 특히 고전하며 고개를 숙이곤 했던 것.
박찬호는 텍사스 입단 첫 해에는 에인절스와 상대하지 않았다. 이후 2년차였던 2003시즌 에인절스를 상대한 2번의 선발 등판서 총합 8⅔이닝 동안 11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8실점으로 무너졌다. 2004시즌에는 에인절스와 4번 상대해서 4번 모두 패전투수가 됐는데 총합 21이닝 31피안타(7피홈런) 22실점으로 에인절스전 평균자책점이 9.00에 달했다. 시즌 중반,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기 전인 2005시즌까지도 박찬호는 에인절스와 맞붙은 두 경기서 7⅔이닝 11실점으로 끝내 에인절스와 악연을 끊지 못하고 팀을 옮겼다. 에인절스 때문에 박찬호의 텍사스 시절이 유독 험난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텍사스와 에인절스의 라이벌 관계만큼이나 다저스의 에인절스의 라이벌 관계도 날카롭다. LA 연고를 둔 두 팀 간의 맞대결로, LA 야구팬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을 수 밖에 없다. 이날 경기 역시 현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언론의 집중도도 폭발적이었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는 미국 전국 케이블 스포츠 채널인 ESPN에 생중계, 수백만 명의 미국 야구팬들이 지켜봤다. 코리안 특급의 천적을 넘어선 LA 몬스터가 미 전역 스타로 발돋음한 날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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