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나이 안 많고 느리지 않은데요".
'전남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상대의 젊고 빠른 선수들을 어떻게 막아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김주영(25, 서울)의 재치 넘치는 답변이다. 취재진의 웃음보를 터뜨린 김주영은 "수비는 혼자 하는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것"이라며 실점 없는 경기를 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FC서울은 29일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ACL 일정으로 인해 연기된 12라운드 전남 드래곤스와 경기를 앞두고 미디어데이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최용수 감독과 김주영, 최효진이 참석해 전남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날 최 감독과 함께 미디어데이에 나선 김주영-최효진은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지난 라운드 제주와 4-4 박빙의 '탐라대첩'으로 최고의 명승부를 만들어낸 서울이지만, 4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은 수비진에게 있어서는 결코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김주영은 "내 생각으로는 모범적인 경기는 아니었다. 실점이 많았기 때문에 경기 끝나고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님 말씀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승리한 것 같다"며 "그래도 골 많이 넣고, 실점 없이 이기고 싶다"며 수비수의 입장을 털어놓았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는 리그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 실점이 많은 부분에 대해 중앙수비로서 책임감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문을 연 김주영은 "공격을 안하면 이길 수가 없고 팬을 불러모을 수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막아야하는게 수비라고 생각한다"며 수비진의 책임을 단단히 마음에 새겼다.
특히 이번 라운드 상대인 전남에 대해 "흔히 전남 유치원이라고 하지 않나. 뛰는 양이나 패기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홈경기고 (상대에 비해)우리 팀에는 경험있는 선수도 많다"며 "좋은 결과를 가져와서 휴식기를 기분 좋게 보내고 다음 후반기 위해 준비 잘 했으면 좋겠다"고 승리에 대한 갈증을 보였다.
"나도 나이가 안 많고, 느리지도 않다"고 '전남 유치원'에 선전포고한 김주영은 "수비는 혼자하는게 아니고 다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포백만 수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비적으로 의식하고 좀 더 준비한다면 잘 대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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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