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가 신예라 1군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이다. 그렇다면 검증된 선배들이 자기 몫을 해줘야 할 텐데 아직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확실한 뒷심만 갖춰진다면 충분히 해볼 수 있을 전력임을 감안하면 더욱 아쉽다.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취약한 계투진으로 인해 또 눈물을 흘렸다.
NC는 29일 마산 넥센전에서 연장 10회까지 3-3으로 팽팽히 맞섰으나 결국 11회초 김민우에게 만루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결승타를 내주며 4-6으로 패했다. NC의 시즌 전적은 14승2무27패. 최근 2연패에 안방 4연패다.
7회까지는 좋았다. 선발로 나선 에릭 해커는 7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6개, 사사구 3개) 2실점으로 호투하며 경기를 만들었다. 지난해 16승 평균자책점 2.24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던 브랜든 나이트와의 선발 대결에서 오히려 우위를 점한 에릭이다. 타선도 6회 이호준의 실책 편승 타점에 이은 조영훈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하며 선두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8회 계투들의 제구난이 발목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2번의 신인 지명에서 특별 지명으로 뽑은. 타 신예들에 비해 즉시 전력에 가깝다는 평을 받은 유망주들이다. 에릭의 뒤를 이은 이성민은 영남대 시절 대학 최고 우완으로 꼽히며 지난해 8월 천안북일고 윤형배와 함께 우선 지명되었던 바 있다. 뒤를 이은 이민호는 부산고 시절 희귀한 파이어볼러로서 메이저리그의 러브콜까지 받았고 동국대 노성호와 함께 우선지명되었다.
결과는 안 좋았다. 이성민은 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불안감을 비췄다. 이성민의 투구 내용이 안 좋자 대신 마운드에 오른 이민호는 이성열에게 풀카운트 끝 볼넷을 내준 뒤 더욱 흔들리며 유한준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3루에 있던 이택근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시즌 6번째 폭투로 9개 구단 전체 투수 중 공동 1위다. 분전하던 최금강은 결국 11회까지 마운드에 오르다 김민우에게 싹쓸이타를 내주고 말았다.
신예들을 무조건 탓할 수는 없다. 2008시즌부터 5시즌 째 계속 중고 신인왕이 배출될 정도로 1군 무대가 초짜 신인에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사실을 계속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베테랑 송신영을 지난 4월 18일 넥센으로 돌려보내면서 지석훈, 박정준 등을 수혈해 야수층을 두껍게 만든 NC지만 믿었던 이승호, 고창성의 난조가 뼈아프다. 이승호는 구위가 아쉬워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고창성의 땅볼 유도 능력도 아쉽다. 커리어를 갖춘 투수들의 난조인 만큼 결국 신출내기들이 맞으며 경험하고 있다.
1군 첫 시즌을 치르는 팀인 만큼 실패도 용서될 수 있다. 그리고 NC는 때로 신생팀 답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주며 형님들을 위협하고 충분히 잘 싸우고 있다. 11회말 상대 마무리 손승락을 위기로 몰아붙인 것은 끈질긴 저력을 알 수 있게 했다. 충분히 더 잘할 수 있는 팀이 계투진의 난조로 잇달아 뒤집히는 경기를 펼치는 데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은 커다란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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