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상 투혼으로 더욱 빛난 완봉승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30 06: 18

"뼈에는 이상없는 것 같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의연했다. 부상의 통증을 잊은 듯한 완벽 피칭과 흔들림없는 자세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류현진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서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빅리그 데뷔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해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11경기 만에 이뤄낸 쾌거에 그 스스로도 "이렇게 빨리 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의 완봉승이 더욱 빛난 건 그의 투구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날 류현진은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투구에 따른 위기가 아니라 정면으로 향하는 강습 타구 때문이었다. 특히 4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크 트럼보의 강습 타구가 류현진의 왼쪽 발로 향했다. 류현진은 피할 새도 없이 발등으로 공을 막았다. 

발등으로 타구를 막아낸 류현진은 침착하게 땅에 떨어진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하며 아웃시켰다. 하지만 덕아웃으로 향하며 절뚝이는 모습을 보여 부상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5회에도 변함없이 마운드에 오른 그는 9회까지 경기를 마무리하며 완봉승을 달성했다. 부상 후유증이란 전혀 보이지 않는 완벽투였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류현진은 4회 발등을 강타당한 후 덕아웃 뒤쪽의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팀 닥터의 도움아래 간단히 치료를 받았다. 돈`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류현진을 지켜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계속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였고, 부상 이후 오히려 최고 95마일 강속구를 뿌리는 괴력을 뽐냈다. 타석에서도 땅볼을 친 다음 1루를 향해 전력질주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류현진은 왼 발등에 붕대를 칭칭 감은 상태였다. 부기가 채 가라앉지 않은 듯 절뚝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통역 마틴 김의 부축을 받아 이동할 정도. 하지만 류현진은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며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뼈만 부러지지 않으면 견딜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거듭된 부상으로 속앓이한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상태에 "부상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다만 내일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부상은 아니라 다음 경기 등판에는 지장이 없다고. 
다행히 뼈에는 이상없지만 통증을 안고 던졌다는 점에서 류현진의 완봉승은 더욱 인상 깊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류현진은 상대에게 아픈 기색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부상 투혼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은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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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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