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한 번 등판하면 120개 정도는 던졌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과 함께 이닝이터 면모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 홈경기에서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빅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장식했다. 이날로 시즌 11경기를 치른 그는 투구이닝도 어느덧 70이닝(71⅔)을 돌파했다.
류현진이 던진 71⅔이닝은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18위이고, 내셔널리그에서는 공동 10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1경기 모두 5이닝 이상 던졌고, 그 중 10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했으며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총 투구수도 1117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22위이자 내셔널리그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101.5개의 공을 던지고 있는 중이다. 100구 이상은 8번 던졌고, 최다 투구수는 지난 1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114개. 완봉승한 29일 에인절스전에서는 113개를 던졌다. 아직 120구 이상 던진 경기는 없다.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에서는 투구수 관리를 철저히 한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후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미국 현지 기자들로부터 '지금도 불펜피칭을 안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완봉승한 후 인터뷰 자리였지만 미국 기자들은 메이저리그의 일반적인 관습에서 벗어나는데도 호투하는 류현진의 모습이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이하다는 인상을 주는 듯했다.
이에 대해 류현진은 "처음부터 내가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불펜피칭을 하지 않아서 크게 힘든 건 없다"며 "한국에서는 한 번 등판하면 120개 정도 던졌다. (다음 등판까지 휴식기) 그 기간 동안 회복하는 걸 중점으로 뒀기 때문에 불펜피칭을 안 하기 시작했다. 불펜피칭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구라든지 그런 점에서 불편함이 없어 괜찮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류현진은 약체 한화의 에이스로 매경기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그는 한화에서 7시즌 통산 190경기에 나와 1269이닝 동안 1만9801개의 공을 던졌는데 선발로 나온 181경기에서만 평균 107.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올해보다 약 6개가 더 많은 평균 투구수. 특히 120구 이상이 45경기였으며 그 중 5경기에서 130구 이상 던졌다. 최다 투구수는 2008년 9월5일 대전 삼성전과 2011년 5월1일 대구 삼성전에서 기록한 134개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의 시스템아래 적절한 투구수로 관리받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더 많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비치고 있다. 그는 "매경기 6~7이닝 이상은 꾸준히 던지고 싶다"며 이닝이터 역할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강하게 큰' 류현진은 어느덧 미국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우뚝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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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