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내연모’ 종영, 사랑과 정치의 입맞춤은 안되나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5.30 07: 26

정치로맨스라는 새로운 소재가 시청자들에게는 생소했던 탓일까. SBS 월화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이 아쉬움을 남기며 종영했다.
‘내연모’(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가 지난 29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수영(신하균 분)과 민영(이민정 분)이 결혼, 두 사람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서로에게 끌리는 이들에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사랑에 성공했다.
‘내연모’는 이응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정치적 색깔이 완전히 다른 두 국회의원이 여야(與野)와 전국민의 감시 속에 벌이는 짜릿한 비밀연애 이야기를 담는 로맨틱 코미디물. 이에 따라 정치와 로맨스를 섞어가며 남녀주인공의 러브스토리를 풀어갔고 이와 더불어 현실정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연애와 닮은 정치를 소재로 한다는 점과 이민정, 신하균, 박희순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방송 내내 4%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부진한 성적을 타파하기 위해 막장 요소를 투입하거나 로맨스를 강화하는 측면이 있지만 ‘내연모’는 정치와 로맨스, 둘 중 한 쪽에 무게 중심을 두지 않고 극을 전개시켰다. 처음 기획의도를 유지하는 태도는 좋았지만 이것이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 같은 결과는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정치라는 소재의 무거움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 소재를 멜로와 함께 가볍게 풀어나가야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의 비율을 똑같이 뒀다. 정치를 로맨스와 함께 가지고 가야 한다는 ‘내연모’의 강박이 방송 내내 이어졌던 것.
정치라는 소재가 두 주인공의 사랑을 이어주는 구실 정도의 역할만 해도 충분했을 듯 싶었지만 ‘좋은 정치’, ‘좋은 정책’ 등의 의미와 메시지를 주려고 하다 보니 로맨스의 말랑말랑함이 덜 했다. 시청자들의 연애욕구를 유발하는 이민정과 신하균의 리얼한 멜로연기가 없었더라면 시청자들이 느끼는 드라마의 무거움은 더 컸을 수 있겠다. 결국 ‘내연모’는 드라마에 완전히 젖지 못한 로맨스가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내연모’ 후속으로 SBS 새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내달 5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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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내 연애의 모든 것’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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