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겸손함, "좋은 동료들과 함께 완봉승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30 06: 16

"좋은 선수들과 항상 같이 하고 있기에 이렇게 빨리 완봉승을 할 수 있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인터뷰의 정석이 무엇인지 잘 보여준다. 달변은 아니지만 할 말과 안 할 말을 철저히 구분해서 간단하고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한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전 이후 인터뷰에서도 류현진은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며 인터뷰의 정석을 보여줬다. 
류현진은 이날 에인절스 강타선을 맞아 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첫 완봉승을 거뒀다. 모든 초점은 류현진에게 맞춰졌다. 이날 전국 중계를 맡은 'ESPN'에서도 류현진을 수훈선수로 인터뷰했고, 돈 매팅리 감독의 인터뷰도 류현진과 관련한 질문들로 거의 모든 시간이 채워졌다. 

류현진의 인터뷰 차례도 마찬가지였다. 한국 기자들 뿐만 아니라 미국 기자들도 기자회견장을 빼곡히 메웠다. 평소 류현진의 공식 인터뷰 때 찾아온 미국 기자들의 인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들도 류현진에게 완봉승 관련한 질문을 끊임없이 퍼부었다. 누가 보더라도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류현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첫 완봉승 소감부터 팀 동료들을 먼저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완봉을 할 줄 몰랐다"며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항상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록을 세운 것 같다"고 다저스 동료들에게 완봉승의 공을 돌렸다. 자신의 기쁨보다도 팀 동료들을 먼저 언급하며 류현진 개인보다 다저스의 한 선수란 점을 스스로 표현했다. 
특히 자신이 등판하는 날마다 시원하게 터지는 야수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9이닝당 평균 4.91점을 지원받고 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24위의 기록이다. 특히 내셔널리그에서는 7위이며 다저스 팀 내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 지원이다. 올해 다저스의 경기당 평균 득점이 3.5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8위라는 걸 감안하면 류현진과 궁합이 유독 잘 맞는다. 
류현진은 "내가 나올 때마다 웬만한 경기에 비해 점수가 많이 난다. 투수로서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날 경기에서 5회말 0-0 동점에서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을 투런포로 장식하며 완봉승을 도와준 '절친' 루이스 크루스에게도 "정말 고맙다. 득점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중요한 시기였는데 홈런을 쳐줘 힘이 됐다"는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야수들 뿐만 아니라 투수들에게도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투수들도 선발과 중간 가릴 것 없이 모든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 특히 궁금한 게 있으면 클레이튼 커쇼에게 많이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대답을 잘 해줘 고맙다. 커쇼 등 좋은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며 웃어보였다. 
무엇보다도 류현진은 팀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는 "경기에 나올 때마다 6~7이닝 던진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내가 던질 때 이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보다 팀이 이겼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등판한 11경기에서 7승4패를 거두고 있다. 커쇼(6승5패)보다 더 높은 승률로 다저스 승리의 보증수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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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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