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전 2안타' 이승화, 12kg이나 빠진 사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5.30 06: 28

긴 기다림 끝에 1군에 올라올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보란듯이 첫 경기부터 안타 2개를 때리면서 무력시위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승화(31)가 맹타를 펼쳤다.
이승화는 29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전에 좌익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승화가 마지막으로 선발출전 한 것은 작년 광복절이었던 8월 15일이었다. 무려 287일 만의 출격이었다. 감격의 1군 선발 복귀전에서 이승화는 3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륙했다.
이승화의 이날 출전이 더욱 감격스러웠던 이유는 수술로 인한 고통 때문이었다. 이승화는 작년 9월 10일 서울 백병원에서 왼 무릎 수술을 받았다. 2군 경기도중 왼 무릎 반월판 손상 부상을 입었고, 복귀하는데만 5개월이 넘게 걸린 대수술이었다.

올 시즌은 줄곧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며 1군 승격의 기회를 노리다가 김문호가 부상을 당하며 마침내 29일 1군에 등록됐다. 경쟁자의 부상으로 올라온 1군이지만 이승화에게 그런 생각은 사치일 뿐이다. 어떻게든 생존을 위해 활약을 펼치는 수밖에 없다.
1군 선발 복귀전에서 이승화는 안타 2개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경기 후 그에게 소감을 묻자 "(1군이) 낯설다"라고 말한다. 워낙 오랜만에 1군에 올라오기도 했지만 그가 수술과 재활,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실전경험을 쌓는 동안 롯데는 많이 바뀌었다.
원래부터 호리호리한 몸매를 갖고 있던 이승화지만 지금은 훨씬 날씬해졌다. 작년보다 무려 12kg이나 체중이 줄었다. 이것 또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이승화는 "무릎수술을 하면서 아직 상태가 완전치는 않다. 훈련도 고되게 받았다.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체중을 줄여야 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화는 원래부터 몸무게가 많이 나가던 선수가 아니다. KBO 프로필에 따르면 키 182cm에 몸무게가 85kg이었다. 거기에서 무려 12kg이나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한 이승화다. 그는 "체중이 줄다보니 힘이 빠져서 2군에서 적응을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역시 살아날 길은 변화밖에 없었다. 체중이 줄어든 대신 스타일을 바꿨다. 무엇보다 자기 스윙을 하고자 했다. 그는 "1군 올라오기 전 방망이 감을 찾았던 것도 있고 타격은 완전한 내 스윙을 하기 위해 2군에서 코치님과 많은 상의를 했다"고 감사인사를 했다.
지금 롯데 선수들에게 퓨처스리그는 결코 가고싶지 않은 곳이다. 권두조 2군 감독은 선수들을 강도높은 훈련 스케줄로 이끈다. 한 번 상동구장에 다녀온 선수들은 훈련강도에 고개를 내젓는다. 이승화 역시 마찬가지, 여기에 1군에 대한 그리움까지 강했다. 그는 "우연치않게 기회가 찾아와 1군 무대를 밟았는데 2군에 더 이상 내려가기 싫다"는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김문호의 부상은 롯데에 재앙이지만 이승화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수비능력 하나만큼은 대한민국 외야수 가운데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닌 이승화, 어쩌면 프로생활 마지막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순간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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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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