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류현진’ MLB 최정상급 기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0 10: 30

잘 던진다는 자체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류현진(26, LA 다저스)이다. 그런데 ‘부업’인 타격에서도 쏠쏠한 몫을 하고 있다. 기록을 보면 메이저리그(MLB)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다.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완봉 역투로 시즌 6승째를 따냈다. MLB 11경기 만에 6승을 따낸 것도 놀라운 일인데 여기에 완봉승이라는 훈장까지 거머쥐었다. 평균자책점도 2.89까지 낮췄다. 말 그대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데뷔 시즌이다.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또 한 번 강인한 인상을 심었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인절스 선발 조 블랜튼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때렸다. 류현진의 올 시즌 2번째 2루타이자 시즌 6번째 안타였다. 비록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류현진의 살아있는 타격감을 과시하기에는 충분한 장면이었다. 

이로써 류현진의 타격 성적은 타율 2할5푼(24타수 6안타), 1볼넷, 1득점, 2타점이 됐다. 투수로서는 수준급을 넘어 MLB 최정상급의 성적이다. 29일 현재 투수 중 류현진은 최다안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허드슨(애틀랜타), 클리프 리(필라델피아)라는 역전의 베테랑들이 류현진과 함께 6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다.
단타 위주가 아니라는 점도 빛난다. 2루타 부문에서도 2개로 공동 선두다. 물론 현재까지 홈런을 기록한 투수들도 10명이나 있지만 이 정도 타격 성적이면 어디에 내놔도 ‘훌륭하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활약한 7년 동안 타석에 들어설 기회가 없었다. 타석이 낯설다. 그 공백기를 뛰어 넘어 이 정도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좀 더 타석이 익숙해지고 적응이 된다면 이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어디까지나 부업이긴 하지만 잘 쳐서 나쁠 것은 없다.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이라면 스스로의 리듬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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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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