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의 관리야구, 삼성 빈틈 메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0 06: 20

활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자원들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은 중요성을 가진다. 감독의 역량이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은 역시 최강자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류중일(50) 감독의 세심한 관리야구가 그 중심에 있다.
삼성은 29일 현재 27승14패(승률 .659)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넥센과의 승차는 1경기로 가시거리에 있다. 오히려 3위권과의 승차는 더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에는 초반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그런 모습조차 허용하지 않은 채 순항 중이다. 삼성의 기본적 전력을 고려하면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시즌 초반 전력의 100%를 가동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더 고무적인 성과다. 삼성은 주축 선수들이 2군을 경험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핵심 계투 요원인 안지만이 한 차례 2군에 갔다 왔고 박한이 채태인 심창민 권혁은 현재 몸을 추스르기 위해 2군에 있다. 그럼에도 이상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아끼는 효과까지 보고 있다. 장기 레이스를 감안하면 긍정적인 성과다.

사실 무리하게 쓴다면 쓸 수도 있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멀리 내다보고 있다. 어차피 정규시즌을 넘어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이다. 어느 한 곳에서 오버페이스가 나면 시즌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잘 알고 있다. 핵심 선수들을 컨디션 안배 차원에서 2군에 보낸 것이 이를 상징한다. 1군에서 제외되지는 않았지만 오승환을 아끼는 등 자원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즌이 지날수록 류 감독의 계산도 더 치밀해지고 있다. 류 감독은 현재 2군에 있는 주축 선수들의 승격을 고려 중이다. 일단 박한이 채태인은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타격 연습에 돌입했다. 류 감독은 “빠르면 일요일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 늦으면 다음주 화요일이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캐치볼에 들어간 심창민, 훈련을 재개한 권혁도 머릿속에 넣고 있다.
류 감독은 “이 네 명만 돌아오면 전력의 100%가 된다”라고 자신했다. 다만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디까지나 예상으로 훈련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예상이 그렇다는 이야기다. 들어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가진 능력치를 발휘할 수 있을 때 올리겠다는 심산이다. 그래야 팀에도 도움이 된다는 지론이다.
한편 현재 1군에 있는 선수들도 적절한 관리에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류 감독은 “정형식과 배영섭은 힘이 조금 떨어져 있다. 이승엽도 1루 수비에 나가다보니 체력이 좀 떨어졌다”고 짚었다. 채태인이 돌아오면 1루 수비를 이승엽과 분담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수비 부담이 큰 김상수에 대해서도 “2이닝만 벤치에 앉아 쉬어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교체하는 현재의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의 관리 속에 삼성은 힘을 안배하며 진짜 승부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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