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난 달라' vs 씨엘 '난 강해'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5.30 09: 17

YG엔터테인먼트가 지드래곤과 씨엘을 양날개 삼아, 국내 메이저 가요계에선 거의 유일한 스웨그(힙합 용어로, 자신감을 약간의 허세와 여유로움을 곁들여 과시하는 것)를 뽐내고 있다.
지드래곤이 '똘끼'였다면 씨엘은 '강함'이다. 지드래곤이 지난해 '원 오브 어 카인드(One of a kind)'와 '크래용'에서 어린 나이에 성공한 뮤지션의 자신감을 얄밉지 않게 드러낸 데 이어 씨엘은 신곡 '나쁜 기집애'에서 강한 여자의 위엄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는 것.
두 사람 모두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느릿한 힙합에 럭셔리한 패션,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며 자신의 브랜드를 확실히 했다. 대중성이 없는 장르임에도 '원 오브 어 카인드'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1천만을 넘어서고, '나쁜 기집애'는 음원차트를 휩쓰는 등 폭넓은 음악팬들과의 소통에도 성공한 상태.

씨엘은 '나쁜 기집애'에서 자신을 '언니'로 규정하고, "그래 난 아주 세. 아주 사납게"라고 경고한다. 섹시하거나 발랄하지 않다는 점에서 기존 여성 솔로 가수들과 확연히 궤를 달리한 상태. BPM70의 느린 힙합음에 쉽지 않은 랩을 흥얼거린다는 점에선 도도한 매력도 물씬 풍긴다.
가사도 '너 정도론 날 감당 못해', '질투 따윈 눈꼽만큼도 모르죠', '점쟁이도 내 맘 속은 못 맞추죠', '난 여왕벌 난 주인공' 등 범상치 않은 여성을 묘사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속 씨엘은 콧수염을 그리고, 송곳니가 뾰족한 금니를 착용하는 등 비주얼 표현에도 자유로운 모습이다.  
씨엘이 이같이 '강함'에 방점을 찍었다면 지드래곤은 지난해 '다름'을 강조한 바있다. 그는 '원 오브 어 카인드'에서 걸치기만 하면 유행이 되는 자신의 스타성과 자신감을 매우 솔직하게 풀어내 화제를 모았다. 제목에서부터 스스로 독특한 사람임을 내세운 그는 트렌드 세터이자 아이돌스타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약간의 허세와 과장을 섞어 코믹하게 묘사했다.
가사는 '난 재주 많은 곰, 곰보단 여우', '난 재수없는 놈, 좀 비싼 몸', '네 형 네 누나. 아 잘 나가서 아 죄송해요', '뭐만 했다 하면 난리나니까. 유행을 만드니까 다 바꾸니까 그니까' 등 겸손함을 싹 지웠다. 이같은 '자뻑' 발언은 '예쁘게 좀 봐주세요'라며 애교를 떠는 후반부에서 유머로 승화됐다. 이같은 코믹함은 '크래용'에서 '똘끼'로 발전했다. 그는 이 뮤직비디오에서 여장을 하고, 미친듯이 춤추는 등 멋있는 아이돌에서 괴팍한 뮤지션으로 이미지 변환에 나섰다.
두 사람의 색다른 솔로 변신은 YG가 대형기획사로 거듭나면서도 개성 강한 힙합 레이블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상태. 씨엘은 해외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앞두고 있다.
ri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