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자신을 두려워하고 도망 다니는데 굳이 홈런을 욕심해 쫓아가지 말아라”.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24일 간 홈런 손맛을 못 본 주포 박병호(27)에게 기다림을 요구했다. 어쨌든 이 기간도 박병호가 자신의 야구를 고착화해가는 과정이라며 기를 북돋워주었다.
염 감독은 지난 29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24일 째 시즌 열 번째 홈런을 때려내지 못하고 있는 박병호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 홈런(31홈런)-타점(105타점) 1위를 차지하며 MVP로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박병호는 올 시즌 41경기 3할1푼3리 9홈런 35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뛰어난 활약상으로 팀의 선두권 순항을 이끄는 박병호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지난 5일 KIA전 2홈런 이후 홈런 손맛을 못 보고 있다는 점. 최정(SK, 12홈런), 동료 이성열(11홈런)이 앞서가는 동안 박병호는 아직 홈런포 개점 휴업 중이다. 그에 대해 염 감독은 “안 맞아도 상관없다”라며 선수가 스스로 조바심을 갖지 않길 바랐다.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 박병호이지 않은가. 상대 투수는 당연히 경계하고 좋은 공을 안 주거나 도망다닐 것이다. 그런데 홈런을 치겠다고 공을 쫓아가지 않길 바란다. 너무 치려고 혈안이 되면 오히려 더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
뒤이어 염 감독은 박병호에게 기다림을 요청했다.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보면 어느 순간 정체기도 갖게 마련이기 때문. 염 감독은 아직도 성장 중인 박병호가 과한 욕심으로 스스로 일을 그르치지 않았으면 했다.
“기다려야 한다. 병호도 점차 자기 야구를 해 나가는 단계니까”. 주포에 대한 신뢰, 그리고 배려심을 기본으로 한 염 감독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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