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여건 상 편하게 매조질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할 텐데”.
어린 투수가 중임을 버거워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이 여의치 않은 계투진으로 인해 마무리로 나서던 이민호(20)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30일 마산 넥센전을 앞두고 “(이)민호가 너무 부담을 가지는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최근 들어 마무리로 나서던 이민호는 지난 29일 경기서 8회 등판, ⅓이닝 2볼넷에 폭투로 이성민이 남긴 승계 주자 이택근을 들여보내며 3-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민호의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 2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4.01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1.38, 피안타율 1할8푼8리다. 손쉽게 150km 이상을 찍을 정도로 묵직한 광속구와 낮은 탄착군이 매력적이지만 폭투 6개로 9개 구단 투수 중 공동 1위 불명예를 안고 있다. 뜻 깊은 경험이지만 취약한 계투진으로 인해 팀의 역전패에 대한 연대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감독 입장에서도 안타까울 노릇이다.
“팀 여건 상 편하게 매조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지 않아 안타깝다. 손민한 복귀와 맞물려 이재학, 이태양 중 한 명이 계투로 내려갈 수도 있는데 둘 다 선발로 잘 던지고 있고”.
2009시즌 두산 재임 시절 김 감독은 1군 초보와 다름없던 이용찬을 마무리로 기용한 바 있다. 1이닝 세이브만이 아닌 1아웃, 2아웃 세이브로 감을 잡아주며 마무리로서 책임감과 함께 여유있는 마음으로 경기를 매조지길 기대했고 그 해 이용찬은 26세이브로 존 애킨스(당시 롯데)와 세이브 공동 1위가 된 데 이어 신인왕좌에 올랐다.
“민호도 용찬이만큼 굉장히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 팀 계투진 상황이 아깝다”. 4년 전 두산은 이재우-고창성-임태훈이 이용찬 앞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반면 현재 NC는 중간계투진의 요원들이 제 잠재력을 경기력으로 이끌지 못하고 있어 이민호에게 마무리로서 감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확실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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