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구위와 뛰어난 체인지업 구사력. 그리고 뛰어난 뱃심까지 확실했다. NC 다이노스 우완 이재학(23)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팀의 에이스로 놓기 충분하다.
이재학은 30일 마산 넥센전에 선발로 나서 6⅔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8개, 사사구 2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4승 째를 따냈다. 팀은 7-1로 승리하며 최근 2연패와 안방 4연패를 끝마쳤다. 그리고 이재학은 ‘핵잠수함’ 김병현과의 선발 맞대결이라는 부담감 속에 등판했으나 아랑곳 없이 자기 공을 던졌다.
선실점한 쪽은 오히려 이재학이었다. 이재학은 2회초 1사 후 강정호에게 우월 선제 솔로포를 내주며 먼저 점수를 허용했다. 4구 째 투심(135km)이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으로 몰렸고 이것이 거포 강정호의 배트에 제대로 맞아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이후 이재학은 안정세를 찾았다. 타선도 이재학의 안정감 있는 투구에 보답하듯 3회부터 김병현을 제대로 공략, 승리 요건을 선물했다. 이재학의 한 경기 탈삼진 8개는 지난 23일 문학 SK전에 이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이기록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바로 체인지업. 이날 107개의 공을 던진 이재학은 총 40개의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119~130km의 구속 스펙트럼으로 평균 125km 가량의 서클 체인지업은 싱커처럼 역회전되어 떨어졌다. 사이드스로에서 팔의 각도를 올렸으나 무브먼트가 죽지 않은 데에는 바로 이 체인지업이 한 몫 했다.
자신이 자초한 위기를 스스로 해결한 결자해지투도 칭찬할 만 했다. 이재학은 3회 이택근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몸쪽 꽉 차는 공으로 카운트를 잡으려던 과정에서 일어난 몸에 맞는 볼. 그러나 이재학은 상대 주포 박병호를 삼진처리하며 스스로 위기를 넘어섰다. 스트라이크 73개에 볼 34개. 기본적인 제구도 확실히 안정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재임 시절 당시 팀에 갓 합류한 신인이던 이재학에 대해 "어린 녀석 답지 않게 씩씩하게 던지고 무브먼트도 좋더라. 당장 합류해도 1군 계투로 활약할 만 하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그리고 2011년 11월에는 팔꿈치 재활을 막 마친 이재학을 2차 드래프트에서 바로 지목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지금. 이재학은 NC의 에이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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