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일 만에…’ 박경완, 건재 과시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0 21: 41

6회초 삼성의 공격을 앞둔 시점. 1루쪽 SK 응원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팬들이 기다렸던 한 선수가 드디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바로 333일 만에 1군에 돌아온 박경완(41, SK)이었다. 투수와 합작한 결과는 4이닝 무실점이었다.
박경완은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쓰며 1군 복귀를 신고했다. 박경완의 1군 출전은 지난해 7월 1일 문학 LG전 이후 333일 만이다. 당시 박경완은 김광현과 배터리를 이뤄 선발 출장했다. 그 후 1군 무대와는 멀어졌던 박경완이기에 감회가 남다른 경기였다.
지난 28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온 박경완의 복귀전은 비가 가로막았다. 당초 박경완은 28일에는 윤희상과, 29일에는 김광현과 짝을 맞춰 출전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두 경기가 모두 우천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박경완의 출장도 미뤄졌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경완은 “하늘의 뜻인데 어떻게 하겠나”면서 “나가고 싶다. (오늘) 출전하게 된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난조 끝에 1⅓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고 선발 포수 조인성의 방망이도 시원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결국 박경완에게 기회가 왔다. SK 벤치는 6회 이재영을 네 번째 투수로 투입시키면서 포수도 같이 바꿨다. 박경완의 1군 복귀전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박경완은 경기 전 “너무 오래 쉬었다. 경기 감각이 있으려나 모르겠다”라며 다소 불안한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역시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베테랑 포수다웠다. 6회 이재영과 짝을 이룬 박경완은 이닝을 삼자범퇴로 막는 데 조력자 몫을 해냈다. 7회에는 진해수와 호흡을 맞췄다. 진해수의 제구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으나 역시 2사 2,3루의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박경완이 큰 호흡과 함께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8회에는 전유수와 배터리를 이뤘다. 매 이닝 바뀌는 투수에 혼란스러울 법 했지만 박경완은 노련하게 투수들을 이끌어나갔다. 역시 8회도 무실점이었다. 9회에도 박희수와 짝을 이뤄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박경완의 볼배합이 투구 내용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무게감은 확실히 건재해 보였다. 진해수가 갑작스런 난조에 시달릴 때는 마운드를 방문해 차분하게 다독이는 모습이었다. 비록 팀은 초반 허용한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졌지만 박경완에게는 의미가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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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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