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SK, 첫 단추가 문제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0 21: 43

자원은 많았지만 그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시킬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휴식일을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했던 SK가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난조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씁쓸한 1패를 안았다.
SK는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경기 종반 끝내 삼성 불펜을 돌파하는 데 실패하며 4-5로 졌다. 결국 초반에 승패가 갈렸다. SK는 선발 조조 레이예스가 1회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1⅓이닝 4실점하며 초반 기세를 완전히 내줬다. 그리고 이 열세를 경기 끝까지 만회하지 못했다. 삼성의 불펜은 SK에 반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초 SK는 이날 마운드 총력전을 예고했다. 팀 사정상 가능한 이야기였다. SK는 28일과 29일 경기가 비로 연기됐다. 여기에 31일부터는 4일 휴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1주일에 한 경기였다. 28일, 29일 각각 선발로 예고된 윤희상 김광현을 모두 쓸 수 있는 여건 자체는 됐다. 이만수 SK 감독도 경기 전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라는 전제조건을 달았지만 ‘한 경기 선발 3명 투입’의 시나리오를 배제하지 않았다.

SK의 총력전 구상은 레이예스가 윤성환(삼성)과 대등한 선발 싸움을 벌인다는 전제에서 출발했다. 위기가 오면 중간 중간 투수들을 투입시켜 끊어가겠다는 복안이었다. 마운드의 체력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첫 단추가 문제였다. 조조 레이예스가 무너졌다. 최형우의 3점 홈런이 SK의 구상을 완전히 깨부쉈다. 팽팽한 경기 양상에서 빛나는 총력전 카드가 추격전에 활용되니 의미는 반감됐다.
1-4로 뒤진 2회에는 채병룡에 이어 김광현을 세 번째 투수로 김광현을 올렸다. 김광현이 3⅓이닝 동안 1실점으로 잘 막으며 추격을 발판을 놨지만 타선이 문제였다. 2회 무사 1,3루의 기회를 놓치면서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만약 여기서 1~2점을 따라 붙었다면 총력전 카드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결국 추격 양상에서 무의미해진 윤희상 카드는 꺼내들지도 못했다.
결국 아쉬움이 남는 것은 첫 번째 투수를 레이예스로 결정한 대목이었다. SK 벤치에서는 김광현, 윤희상, 레이예스 중 레이예스의 구위가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지난 25일 잠실 LG전에서의 호투도 참고가 됐다. 그러나 레이예스는 가장 휴식 기간이 짧았다는 변수가 있었다. 최근 제구력도 들쭉날쭉했다. 물론 결과론이지만 가지고 있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SK에는 1패 이상의 아픔이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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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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