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3점 홈런에도 웃지 못한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0 22: 06

경기를 앞두고 류중일 삼성 감독은 농담을 섞어 “최형우(30)가 똑딱이가 됐다”라고 웃었다. 팀의 4번 타자로서 좋은 타율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장타가 잘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런 최형우가 보란 듯이 홈런을 때려냈다. 그런데 경기 후 반응이 조금 의외였다. 기쁨보다는 보완점부터 찾는 모습이었다.
최형우는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1회 기선을 제압하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SK 선발 조조 레이예스의 커브를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6호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 후 이만수 SK 감독은 “초반 실점이 아쉬웠다”며 패인 중 하나로 최형우의 3점 홈런을 손꼽았다. SK의 총력전 구상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대포였다.
지난 19일 마산 NC전 이후 홈런을 신고하지 못한 최형우였다. 그렇다고 극심한 타격 슬럼프도 아니었다. 3할3푼이 넘는 타율로 리그 타율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었던 최형우다. 그러나 장타가 줄었다. 류 감독도 이 점을 지적했다. 류 감독은 “지금쯤이면 8~9개는 쳤어야 했는데 5개 밖에 안 된다. 폼에서도 공을 맞이하는 텀이 짧아졌다. 조금 급해진 것 같다. 자기 스윙이 안 된다”라고 다소간 걱정을 내비쳤다.

최형우도 30일 경기 후 타이밍이 잘 맞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최형우는 “홈런을 쳤고 그걸로 분위기를 타서 팀이 이겼다. 기분이 좋다”라고 하면서도 “홈런을 친 건 좋은데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배트가 두 개 부러졌다.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경기 전 류 감독의 지적과 거의 일치한다.
이에 경기의 주인공임에도 마냥 기쁨을 드러내지 못한 최형우다. 최형우는 “배트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부러질까 말까인데 한 경기에서 두 개씩 부러진 것을 보니 개인적으로 정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보완점을 이야기했다. 홈런을 쳤다는 기쁨보다는 앞으로를 내다보는 모습에서 4번 타자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이날 홈런이 해결책 찾기에 도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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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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