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두산에게 악몽의 한 달이었다. 어버이날 거짓말 같은 역전패 이후 팀 페이스가 떨어졌고, 부진의 끝은 어디인지 알 길이 없다.
두산은 3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경기에서 6-8로 패하면서 악몽의 부산 원정이 되고 말았다. 4일을 쉬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던 두산이지만 쉰 것도 소용없이 무기력하게 롯데에게 덜미를 잡혔다. 두산은 롯데에 3연패를 당하면서 5위로 떨어졌다. 두산이 5위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12일 이후 48일만의 일이다.
특히 두산은 올 시즌 처음으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같은 3연패라도 두 팀에 나눠서 당하는 것과 한 팀에 몰아서 당하는 건 의미가 다르다. 시리즈 전체를 내주는 이른바 '스윕패'는 연패로 접어드는 신호가 될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하다.

시리즈 시작 전부터 두산은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를 봉인할 수밖에 없었다. 목 통증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기로 한 것. 에이스가 빠지니 연패를 끊어줄 선수도 없었다. 1차전 선발 유희관은 5⅔이닝 5실점, 3차전 선발 김선우는 3이닝 6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2차전은 선발 노경은이 7이닝 3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타선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두산이 마지막으로 위닝시리즈를 거둔 건 지난 10일~12일에 가진 NC와의 홈 3연전이었다. 여기서 두산은 두 번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고, 마지막 3차전은 5-17로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 벌써 4시리즈 연속으로 위닝시리즈가 없는 두산이다.
이날까지 두산의 5월 월간 성적은 9승 14패, 승률 3할9푼1리다. 4월 불같은 방망이로 상대팀을 공포에 떨게 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특히 선발진에서는 니퍼트-노경은 정도만 제 몫을 하고 있고 불펜은 믿을만한 선수가 더욱 없다. 마운드가 휘청이며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경기 전 김진욱 감독은 "어서 5월이 지나갔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한참 안 좋을 때지만 분위기를 뒤집을 시기는 분명히 온다. 6월에는 반격해서 연승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마운드와 투타 불균형을 잡지 못하면 '6월 대반격'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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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