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지독했던 엇박자에서 벗어났다. 삼성을 상대한 지난주중 3연전을 시작으로 SK, 한화와의 세 번의 시리즈를 모두 가져가며 최근 9경기 6승 3패를 기록했다. 30일까지 21승 23패. 선수들이 목표로 세웠던 5월까지 5할 승률 -2도 달성하면서 6월 대반격을 바라보게 됐다.
결국 마운드가 버티니 투타의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LG는 평균자책점 3.71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자리 중이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2.97로 독보적 1위, 블론세이브는 리그 최소인 2개다. 확실한 승리방정식으로 경기 후반 리드를 놓치는 법이 없다.
타선 침묵으로 리드를 가져가기 힘들었지만 타자들이 바닥을 치고 올라왔다. LG는 30일 잠실 한화전서 안타 11개로 이틀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다. 특히 8회말에는 5개 안타로 5점을 뽑는 응집력을 증명, 단숨에 승부의 추를 LG쪽으로 기울게 했다. 5월 이병규 박용택 정의윤이 타선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최경철 권용관 문선재 등이 때때로 결정적 한 방을 터뜨리며 상하위 타선이 선순환을 이룬다.

시즌 전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토종선발진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닝소화력이 꾸준히 향상 중이다. 신정락은 지난 25일 잠실 SK전에서 개인 통산 최다 투구수 121개 8⅓이닝을 소화했다. 30일 우규민은 114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을 투구, 지난 등판서 7이닝 3실점했던 것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찍었다. 아무리 강한 불펜진을 구축하고 있다고 해도 불펜투수들이 자주 등판하고 긴 이닝을 소화하면 탈이 날 수 밖에 없는 법. 선발진이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어준다면, 불펜진도 충분한 휴식과 함께 시즌 내내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

기록적인 부분 외에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지는 중이다.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최근 최경철에게 “투수와의 승부를 빨리 가져가라. 승부가 길어지고 상대가 변화구를 구사하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고 최경철은 30일 경기서 한화 마무리 송창식의 2구에 역전 결승타를 만들었다. 5월 들어 페이스가 주춤한 오지환 역시 30일 경기에 앞서 김무관 코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김 코치의 어드바이스를 통해 타격 자세를 다잡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한 때 평균자책점이 5점대까지 치솟았던 벤자민 주키치도 차명석 투수코치의 지도하에 투구폼을 바꿨고 2경기 연속 선발승을 올렸다.
선수들의 마인드 변화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패배에 대한 부담감 보다는 최근 꾸준히 역전승에 성공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이병규는 “선수들에게 경기 전 3시간만 즐기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후배들한테 고맙다. 우리 팀은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최경철은 막강 불펜진에 대해 “불펜 투수들 모두 상대가 치기 어려운 공을 갖고 있고 집중력도 높다. 내가 로케이션만 잘 잡아주면 맞을 거라고 생각 안 한다”고 불펜진에 대한 두터운 믿음을 보였다.
지금의 LG 분위기면 100% 전력이 가동되는 6월에는 5할 승률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병규 또한 현재 팀 전력이 완벽하지 않음에도 5할 –2의 목표를 달성한 것을 두고 “사실 5월 목표는 감독님께서 정해주셔야 하는데 내가 말해버려서 감독님께 죄송하다”면서도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본격적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다”고 6월 LG의 대반격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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