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의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타자들이 홈런 갈증에 빠져 있다. 삼성 중심타선의 핵심들인 이승엽(37)과 최형우(30)가 그 고민의 주인공이다. 이를 바라보는 류중일(50) 삼성 감독도 지원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반드시 살아나야 하는 선수들이기에 발걸음은 더 분주하다.
삼성은 올 시즌 득점권에서의 집중력을 앞세워 남부럽지 않은 타선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현재 2할8푼의 팀 타율은 리그 2위에 해당된다. 하지만 잘 나가는 삼성 타선도 아쉬운 점이 있다. 홈런이 조금 적다는 것이다. 삼성은 27개의 팀 홈런으로 전체 5위를 달리고 있다. 중심타자인 이승엽(3개)과 최형우(6개)의 홈런이 생각보다 터지지 않는 것이 팀 홈런 감소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두 선수의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승엽의 홈런 생산 능력은 언급 자체가 실례다. 최형우도 2011년 30개의 홈런을 친 대형 타자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에는 기대만큼 홈런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삼성 벤치에서는 일시적인 홈런 슬럼프로 보고 있다. 물꼬가 터지면 자연스레 홈런도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류중일 감독도 두 선수의 기 살리기를 생각하고 있다. 우선 최형우에 대해서는 타이밍이 조금 흐트러졌다고 지적했다. 류 감독은 30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한창 좋을 때는 다리를 들어 힘을 모으는 시간이 길었다. 그런데 요즘은 짧아졌다. 조금 급해진 것이다. 최형우 스스로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이승엽에 대해서는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차이가 좀 난다”고 원인을 짚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손을 대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류 감독은 “최형우는 스스로가 문제점을 느끼고 알아내야 한다. 코치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봐야 자신이 느끼지 못하면 안 된다”고 했다. 다행히 최형우는 30일 문학 SK전에서 시즌 6호포를 쏘아 올린 뒤 “홈런을 쳤지만 방망이가 한 경기에 두 번이나 부러졌다. 타이밍이 맞지 않고 있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최형우 스스로가 “재정비를 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낸 만큼 앞으로를 기대할 만하다.
이승엽도 타격감 자체는 올라오고 있다. 이승엽의 5월 타율은 2할9푼3리로 큰 문제가 없다. 때문에 류 감독은 이승엽의 수비 부담을 덜어준다는 생각이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경우는 수비를 하는 것이 타격 밸런스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 수비에 나서면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고 했다.
이는 현재 2군에 내려가있는 채태인이 복귀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다. 류 감독은 “(1루 수비는) 이승엽과 채태인에게 반반씩 시키겠다”고 구상을 드러냈다. 삼성 타선은 이승엽과 최형우의 장타가 터져야 비로소 100% 모습에 다가설 수 있다. 류 감독의 구상이 두 선수의 홈런 갈증을 푸는 이온 음료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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