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박경완, 1군 정착 가능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31 06: 29

333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박경완(41, SK)이 SK 포수진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를 만든 가운데 1군 정착 가능성에도 비상한 관심이 몰리고 있다.
박경완은 지난 28일 문학 삼성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이만수 SK 감독은 침체에 빠져 있는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박경완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밝혔다. 기대치는 분명히 존재했다. 28일과 29일 선발 출장이 예고됐으나 비로 기회를 놓친 박경완은 30일 6회 조인성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쓰며 333일 만에 1군 복귀전을 가졌다.
일단 기록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났다. 박경완은 6회부터 총 4명의 투수와 호흡을 맞췄다. 이재영 진해수 전유수 박희수가 1이닝씩 박경완과 배터리를 이뤘다. 그리고 박경완이 포수 마스크를 쓴 4이닝 동안 삼성 타선은 침묵했다. 물론 이 중 포수의 몫이 얼마를 차지하는지는 명확하게 재단할 수 없다. 다만 5회까지 8안타를 친 삼성 타선의 봉쇄에 박경완이 한 몫을 거들었음은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SK에는 좋은 포수들이 많다. 조인성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박경완 대신 2군에 내려가 땀을 흘리는 정상호도 있다. 이재원 역시 포수 마스크를 쓰기 위해 훈련을 거듭 중이다. 엔트리 구성상 이 중 최소 한 명은 1군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 “박경완의 시험 무대는 지금부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돌아가는 상황은 박경완에게 아주 호의적이지 않다. 이만수 SK 감독은 “포수라면 잘 잡고, 잘 던지고, 잘 막아야 한다”라는 세 가지 대원칙을 제시했다. 박경완의 최대 장점으로 손꼽히는 투수 리드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전담 포수제에 대해 찬성하는 쪽도 아니다. 이 감독은 “투수들이 특정 포수를 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사실 그래서는 안 되는 문제다”고 했다. 원칙론이다.
그렇다고 타격이나 주루에서 박경완이 비교 우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경기에 주전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전제라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해설위원은 “세이브 포수로서의 가치를 주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른바 경기 중반 이후 나서 노련하게 경기를 이끄는 임무다. 주전 포수인 조인성의 체력 안배까지 감안한 시나리오다. 박경완 스스로도 인정하는 타격 부담 또한 덜어줄 수 있다.
SK는 올 시즌 불펜 난조로 고전하고 있다. 상대 타자들을 잘 아는 박경완의 경험이 위기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2군에 있을 때도 1군 경기를 틈틈이 보며 상대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박경완이다. 감각과 두뇌회전 자체는 살아있다. 다만 송구와 타격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주느냐는 또 다른 변수다. 특히 송구 능력은 최종 결정권자인 이 감독이 중시하는 부분이다. 이를 종합하면 1군 정착 가능성은 아직 확답하기 어렵다. 시험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채점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질 공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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