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26, FC 바젤)와 김창수(28, 가시오 레이솔)가 '좌영표-우종국'을 꿈꾸고 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6월 5일(한국시간) 새벽 2시 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서 레바논과 원정 경기를 벌인다. 현재 두바이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최강희호는 내달 1일 격전지인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성한다. 이후 안방에서 우즈베키스탄(11일)과 이란(18일)을 만나 8회 연속 본선행을 가늠한다.
한국은 현재 3승 1무 1패(승점 10)를 기록하며 1경기를 더 치른 우즈베키스탄(승점 11)에 이어 조 2위에 올라 있다. 레바논 원정에서의 승점 3점은 수월한 본선행을 위한 필수요소.

관건은 밀집수비를 깰 선제골이나 이에 못잖게 중요한 것이 역습을 차단할 뒷마당이다. 그간 포백 라인이 심하게 흔들렸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다. 지난 3월 안방에서 열렸던 카타르전서도 상대의 카운터어택에 적잖은 곤욕을 치렀다.
곽태휘 정인환 등이 중심을 잡고 있는 중앙 수비진에 비해 줄곧 흔들렸던 측면의 안정화가 시급하다. 이번에 최 감독이 선택한 측면 자원은 좌측에 박주호 김영권 우측에 김창수 신광훈이다. 중앙과 좌측면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김영권과 좌우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김창수를 불러들이면서 유연함을 더했다.
가장 기대가 모아지는 자원은 단연 박주호와 김창수다. 박주호는 최종예선 1, 2, 3차전서 풀타임 활약했다. 부동의 왼쪽 풀백이었다. 기쁨도 잠시 윤석영 박원재 등에게 자리를 내줬다. 유럽 무대에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박주호는 올 시즌 스위스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골을 넣었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서도 9경기에 나서 준결승 진출에 일조했다. A대표팀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쟁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최 감독의 눈을 사로 잡았다. 아주 중요한 시점에 재차 부름을 받았다. 브라질행을 앞두고 주전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김창수도 천신만고 끝에 날아오를 채비를 마쳤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서 와일드카드 역을 100% 수행하면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국 단일팀과 8강전서 입었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A대표팀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카타르전서 호출을 받았으나 이번에도 부상 암초에 막혀 중도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중차대한 3연전을 앞두고 재차 최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번 3연전은 '김창수'라는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무대다.
과거 A대표팀은 좌영표-우종국, 우두리라는 믿음직한 측면 수비수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들이 각각 은퇴-부진 등으로 A대표팀에서 자취를 감추자 주인을 찾지 못한 측면은 심하게 흔들렸다.
이번 3연전은 안정적인 수비가 반드시 필요한 최강희호에, 그리고 박주호와 김창수 본인에게도 매우 중대한 일전이다. 박주호와 김창수가 제2의 이영표와 송종국으로 거듭나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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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박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