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님이 (해설을) 와 하는데?"
일본 프로야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대호(31,오릭스 버펄로스)와 그의 형 이차호씨의 우애는 야구계에서 잘 알려져 있다. 이대호와 이차호씨의 나이 터울은 3살, 둘은 외모와 목소리까지 흡사해 누가 보더라도 형제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이차호씨는 야구선수인 동생 이대호를 어린 시절부터 바로 뒤에서 지켜보며 최고의 조력자가 되어 왔다.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한 첫 해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최선을 다해 이대호를 뒷바라지했다. 그리고 작년 말 오투에스앤엠을 설립, 이대호의 에이전트로 나서 본격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켜본 이차호씨이기에 국내에서는 이대호에 대해서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만하다. 일본 프로야구와 오릭스 사정에도 정통한 이차호씨는 31일부터 SBS CNBC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앞으로 이차호씨는 이대호의 홈경기 해설을 맡게 된다.
처음 이대호는 형의 해설자 데뷔 소식을 듣고 퉁명스럽게 "행님이 와 (해설자를) 하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속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이대호는 이차호씨의 해설자 데뷔를 하루 앞둔 30일 경기가 없었다. 그리고 그 날 미용실을 찾아 파마를 했다. 겉으로는 퉁명스럽게 말해도 형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대호다.
그러자 이차호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설 데뷔 기념으로 파마했다네. 지가 해설하나?"라며 이대호의 새로 파마 한 사진을 올렸다. 마찬가지로 퉁명스레 말해도 형을 생각해주는 동생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반응이었다.
이대호는 해설자로 데뷔한 형에게 최고의 선물을 했다. 31일 한신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8호 대포를 날렸다. 동생의 홈런에 마이크를 잡고 있던 이차호씨가 흥분했음은 물론이다. 형에 대한 고마움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이대호는 역시 어쩔 수 없는 부산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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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호씨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