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많이 당황하셨어요? 아, 안 하셨구나. 다행이다. 고객님, 이건 사기가 아니라 보이스피싱이라는 건데요.."
급증하고 있는 조선족의 보이스피싱 사건을 패러디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새 코너 '황해'가 화제다.
지난달 26일 첫 선을 보인 이 코너는 조선족으로 분한 이수지, 정찬민, 이상구, 홍인규가 신윤승에 전화를 걸어 있지도 않은 신용카드에서 3000만 원이 인출됐으니 돈을 입금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어수룩한 조선족의 사기 행각에서 웃음을 유발했다.

그런데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첫 방송 이후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조선족 비하가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이 등장한 것. 이에 제작진은 조선족을 보이스피싱 사기를 다루고 싶었던 것이지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하며 논란을 빠르게 수습했다.
비하 논란은 '개콘'에서 왕왕 등장하고 있다. 앞서 2012 KBS 연예대상에서 코너상을 받을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코너 '용감한녀석들'도 군인 비하 논란에 휘말리며 몸살을 앓은 것.
당시 '용감한 녀석들'은 입대 소식으로 인해 여자친구에게 차였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양선일에 군인은 예쁜 여자와 초코파이라면 다 좋아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로 호응을 유도했지만 방송 이후 게시판에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을 저급하게 표현해 불쾌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제작진은 비하 의도는 없었으며 남녀의 시각차이를 개그 포인트로 했다고 해명, 시청자의 성난 마음을 달랬으며 '용감한 녀석들'의 멤버들은 배려를 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하며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같은 개그를 보더라도 입장에 따른 시각차는 분명히 존재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지상파 방송의 대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콘'은 그러한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 '개콘'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은 개그와 비하 사이에서 늘 고민중이라고 밝히며 포용력 있는 시청자의 시선을 당부하고 있다.
'개콘'에 출연 중인 한 개그맨은 OSEN에 "어떤 개그 소재를 사용해 웃음을 주려고 했을 때, 반대편 입장에서 상처받는 사람이 있을지 생각한다"고 말하며 모두에게 사랑받는 개그를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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