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초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의 승리가 날아갔다. 마무리투수 브랜든 리그가 9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토드 헬튼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은 탓이다.
커쇼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8피안타 2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마무리투수 리그가 그의 승리를 지키지 못하는 바람에 시즌 6승이 또 좌절됐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잘 알려진 쿠어스필드는 커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커쇼는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10경기에 나와 3승 3패 평균자책점 5.91을 기록했다. 통산 평균자책점 2.71보다 두 배 이상 높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실점 경기였던 지난 2009년 4월27일 콜로라도전 4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4볼넷 9실점 피칭도 바로 쿠어스필드에서 나온 기록이었다. 지난해 5월3일 쿠어스필드 경기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 홈런 3방을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1회말 콜로라도 1번타자 에릭 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덱스터 파울러를 유격수 직선타로 유도하며 1루 주자까지 더블아웃으로 처리했다. 트로이 툴로위츠키마저 유격수 땅볼로 잡고 공 7개로 1회를 끝냈다.
2~3회에는 삼진 2개를 곁들여 연속 삼자범퇴. 4회 1사 후 파울러와 툴로위츠키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마이클 커다이어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은 커쇼는 윌린 로사리오의 3루 땅볼 때 3루 주자 툴로위츠키의 득점으로 2실점했다. 하지만 커쇼는 5점의 득점 지원을 업고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5~6회 연속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주지 않은 커쇼는 7회 1사 후 놀란 아레난도에게 볼넷, D.J 르마이유에게 좌측 2루타를 맞고 2·3루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대타 카를로스 곤살레스를 상대로 3구 만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영을 상대로 이날 경기 최고 94마일 패스트볼을 던진 끝에 유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 위기를 넘겼다.
8회말 커쇼는 파울러와 툴로위츠키에게 연속해서 안타를 맞으며 무사 1·2루에서 마운드를 켄리 잰슨에게 넘기고 내려왔다. 총 투구수 100개. 잰슨이 커쇼의 주자 1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실점이 3점으로 불어나더니 결국 9회말 사단이 났다. 마무리 리그가 1사 후 르마이유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후 대타로 나온 헬튼과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에서 93마일 몸쪽 싱커를 통타당하며 우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맞았다.
헬튼의 시즌 4호 홈런과 함께 경기는 5-5 동점. 커쇼의 승리가 홈런 한 방에 허무하게 날아가버린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가 연장 10회 2점을 추가하며 6-4로 승리했다. 커쇼도 쿠어스필드에서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으로 위력을 뽐냈다. 그러나 승리를 얻지 못하는 불운 속에 '쿠어스필드 악몽'이 재현됐다.
waw@osen.co.kr
덴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