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승패는 나중 문제다. 일단 무사히 경기를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대표팀과 레바논의 월드컵 최종예선전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취재진은 1일 경기가 열리는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현재 레바논의 정세는 긴장감이 감돈다. 레바논이 시리아내전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되며 레바논 정규군과 반군이 군사적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26일 레바논 반군은 베이루트에 로켓포 3발을 발사했다. 그 중 한 발이 레바논 한국대사관 근처에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경기장에서 불과 300m 떨어진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31일 새벽(현지시간) 헤즈볼라와 반군의 총격전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냥 총성 몇 번이 울린 정도가 아니다. 기관단총과 수류탄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취재진은 1일 경기장을 방문했다. 입구부터 군인의 삼엄한 경비가 대단했다. 한국취재진이라고 밝히자 겨우 허가를 얻어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기장 주변에는 레바논 정규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에 운동장 주변에 장갑차와 군용트럭이 즐비했다. 무장한 군인도 많았다. 레바논 군인들은 군사시설의 사진촬영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취재진은 경기장 정상에서 사진촬영을 시도했다. 하지만 곧바로 관계자가 제지했다. 반짝이는 물체가 보이면 인근 군부대에서 대기중인 스나이퍼가 곧바로 저격하도록 되어 있다는 것. 그만큼 카밀 샤문 스타디움은 군사적 요충지였다.
레바논 사람들은 쉽게 흥분한다. 만약 한국이 레바논을 대파할 경우 흥분한 관중들이 난동을 일으킬 수 있다. 레바논에는 경기장에 총기를 소지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대사관측은 물론 레바논 정부도 안전사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레바논 정규군은 경기장 바로 옆에 주둔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 당일에도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치안유지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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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