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수류탄이 터졌다고요?”
오는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레바논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둔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2일 새벽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두바이에서 현지적응 훈련을 마친 뒤 레바논으로 왔다. 태극전사의 선봉에는 베테랑 이동국(33, 전북)이 섰다.
두바이 훈련성과를 묻자 이동국은 “며칠 간 강도 높은 훈련을 하려 했지만 여건이 별로였다. 쉬면서 컨디션 조절에 신경 썼다.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베이루트의 경기장에는 긴장이 감돈다. 며칠 전 경기장에서 불과 300m 떨어진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 레바논 정규군과 반군의 총격전이 벌어졌다. 기관총은 물론 수류탄까지 터졌다. 반군세력은 난민촌에 헤즈볼라 잔존세력이 잠입했다고 보고 보복을 선언한 상태다.
상황을 전하자 이동국은 화들짝 놀라며 “수류탄이 터졌다고요? 진짜에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주민들은 침착하다는 현지분위기를 전하자 이동국은 “북한에서 핵 쏜다고 했을 때 우리 반응이랑 똑같네. 이번에 골 넣어야죠”라며 미소를 되찾았다.
김남일도 “총격전이 벌어졌다니 불안하긴 하다”면서 “설마 그런 일이 또 있겠나? 그런 생각은 접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내 자리인 중원이 가장 걱정된다. 감독님도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어쨌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경기장에서 경기력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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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