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성적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던 부산·경남의 야구팬들의 기가 살아나고 있다. 지역 연고팀들인 롯데와 NC가 상승세를 타며 순위표를 뒤바꿔놓을 기세이기 때문이다.
롯데와 NC는 최근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팀들이다. 롯데는 5연승, 그리고 NC는 3연승 중이다. 롯데는 지난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반등한 것에 이어 영남 라이벌 삼성을 상대로도 위닝 시리즈를 예약했다. 달라진 모습과 성장세를 뚜렷하게 각인시키고 있는 NC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주중 선두 넥센과 1승씩을 주고받더니 한화 원정에서 2판을 내리 따냈다.
롯데는 투·타 밸런스의 안정감이 눈에 띈다. 일단 답답했던 타선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연승 기간 중 8점 이상을 뽑아낸 경기가 세 차례나 됐다. 타선이 부진한 날은 마운드가 버틴다. 1일 경기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과의 시소게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선발 유먼이 잘 던졌고 정대현 김성배로 이어진 불펜진이 승리를 결정지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NC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시즌 초반 부실한 수비와 불안한 불펜 문제로 한계를 드러냈던 NC다. 혹독한 신고식의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형님들과 대등한 경기를 하고 있다. 5월 이후 타선은 남부럽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왔고 수비도 가면 갈수록 안정감을 찾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의 호성적을 내며 어느덧 승률도 4할(.386)을 바라보고 있다.
두 팀의 선전은 순위표에도 의미 있는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주 전까지만 해도 중·하위권에 처져 있던 롯데는 5할 승률을 회복하더니 1일에는 3위까지 올라왔다. 3위권에서 경쟁하던 KIA·두산의 하락세와는 대비된다. 8위 NC는 최하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9위 한화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렸다. 오히려 아래보다는 위와 더 가깝다. 7위 SK와의 승차는 3경기에 불과하다.
롯데의 선전은 프로야구 흥행에도 직결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있다. 롯데가 3위권 싸움에 불을 지핌에 따라 흥미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NC는 하위권 고착화를 깨뜨릴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또한 다크호스로서의 면모도 기대된다. 4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한다면 충분히 그 몫을 해낼 수 있다는 평가다. 동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프로야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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