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오는 6일부터 1박 2일간 경기도 가평으로 캠핑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원은 지난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경남과 홈경기서 헛심 공방 끝에 0-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수원은 4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6승 2무 5패(승점 20점)를 기록한 수원은 상위스플릿 커트라인인 7위에 머무는 데 그쳤다.
수원은 이날 3연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스테보는 부친상으로 고국 마케도니아로 돌아갔고, 라돈치치와 보스나는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설상가상 정성룡은 A대표팀 차출, No.2 골키퍼 양동원은 손가락 부상 명단 제외, 박현범은 발목 부상으로 벤치에서 시작하며 온전한 전력을 구성하지 못했다. 믿을 만한 공격수는 정대세 한 명 뿐이었다. 결국 결정력 부족을 드러내며 경남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서정원 수원 감독은 후반기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국가를 위해 혹은 아들로서 임무를 다했던 선수들과 부상을 입은 선수들도 돌아온다. 그리고 서 감독은 이들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서 감독은 "프랑스에서 선수 생활을 할 시절이었다. 당시 우리 팀이 연패에 빠져 있었는데 캠핑을 가서 힐링이 됐다"면서 "우리도 5일까지 선수들에게 개인 휴가를 준 뒤 6일부터 7일까지 가평으로 캠핑을 떠난다"고 말했다.
캠핑의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히 모든 걸 내려놓고 노는 자리가 아니다.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생각이다. 평소 하기 힘들었던 얘기를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만들고 싶다"는 서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배와 후배 간에 진솔한 대화가 오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후반기 기틀을 마련하고 싶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서 감독은 이어 "내 경험으론 단순한 훈련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무엇이 가미되면 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캠핑 이벤트 외에도 앞으로 시즌 도중에 동기유발을 높여줄 수 있는 이벤트를 구상 중"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수원이 전반기 받아든 성적표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K리그에선 상위스플릿 커트라인인 7위에 머물렀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서도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서 감독은 후반기 밝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막연한 바람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고, 부상 선수들이 합류한다면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서 감독은 "본의 아니게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린 선수들이 중책을 맡았다. 나름대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젊은 선수들이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추평강 김대경 권창훈 등이 경기에 많이 출전했다. 지금도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3주 정도의 휴식기가 있다.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가다듬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부상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데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구단과 협의해서 보강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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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