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땐 호날두가 안 부러운데...”
최강희(54) 국가대표팀 감독이 고민에 빠졌다. 그래도 행복한 고민이다. 공격진에 좋은 선수가 차고 넘쳐 어떻게 ‘조합’을 이룰지가 주제이기 때문이다.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레바논과 결전에 임하는 대표팀은 2일 새벽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기자들과 만난 최강희 감독은 “초반에 투톱으로 가면서 승부를 걸 것인지, 아니면 미드필드에 숫자를 더 놓고 초반에 안정적으로 갈 것인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빠른 선제골을 터트리기 위해 어떻게 공격진을 짜야 최고의 효과가 나올지 분석 중이라는 것.

축구팬들은 독일 분데스리가서 12골을 폭발시킨 ‘손세이셔널’ 손흥민(21, 함부르크)이 대표팀에서 골 행진을 이어갈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태극마크를 달고 선발로 뛰는 그의 모습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빠른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한 손흥민의 공간침투는 효과적이라는 평. 다만 전방에 고립됐을 때 포스트 플레이로 활로를 뚫는 능력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등을 지고 잘하는 포워드가 있고 배후 침투가 좋은 선수가 있다. 공격수라면 상대에 따라 다양한 기술을 갖고 일정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지금 공격수들은 다 특징이 있고 좋은 점들이 있다. 다른 선수들과 공격조합을 어떻게 해서 최고의 장점만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지도자 몫”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약점은 기복이다. 최 감독도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전에서 2골을 넣을 때는 호날두가 안 부러웠다. 그런데 샬케에게 4-0으로 질 땐 보이지도 않더라. 상대가 강해도 꾸준하게 일정수준 이상의 기량이 나와야 한다. 극과 극의 경기를 하면 안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결국 위험부담이 큰 손흥민은 선발이 아닌 교체카드로 쓴다는 소리다. 대신 최강희 감독은 경험 많은 ‘중동킬러’ 이동국과 이근호를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호에 대해 최 감독은 “지금 몸 상태 여전히 좋다. 군대 울타리만 벗어나면 제일 행복해한다. 코치들이 표정관리 좀 하라고 할 정도”라며 신뢰를 보이고 있다.
한편 최 감독은 독일에서 5골을 뽑은 지동원에 대해선 “훈련도 잘하고 생활도 좋다. 다 그렇게 컨디션이 좋으니 내 고민만 늘어간다. 선수들이 모두 좋으면 ‘왜 난 안 뛰게 하냐’고 불만이 생긴다. 미안한 부분”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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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