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힘들면서도 즐거웠던 5개월 간의 감독대행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6.02 08: 19

"머리카락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지만, 기쁘고 좋은 경험이 더 많았다".
5개월 동안 전북 현대의 감독 대행을 맡았던 파비오가 자신의 본 업무인 피지컬 코치로 돌아간다. 파비오 감독 대행은 지난 1일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클래식 홈경기를 마지막으로 감독 대행의 임무를 마감했다. 휴식기 동안 연습 경기서는 감독 대행의 임무를 맡겠지만, 공식 경기에 서서 선수들을 지도하는 그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파비오 감독 대행의 5개월이었다. 첫 경기였던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서 2-2로 비기며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조에 속했던 우승후보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과 두 번의 대결서 한 번도 지지 않고 16강에 오르기도 했다.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서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모두 패배하며 8강 진출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주축 미드필더들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는 등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은 정상참작할 만하다.
아쉬움이 컸다. 당초 목표였던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목표를 놓쳤기 때문이다. 파비오 대행은 최강희 감독 복귀 시점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8강과 FA컵 16강, K리그 클래식 상위권 유지를 하고 싶어했다. 파비오 대행은 "최강희 감독님이 계셨다면 더욱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파비오 대행에게 5개월의 시간은 정말 값졌다. 외국인으로서 대행직을 수행한다는 것, 그리고 선수들을 지도할 코칭 스태프가 적었다는 점 모두 힘들었지만 뜻 깊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파비오 대행은 "비록 5개월의 대행이었지만, 머리도 많이 빠지고 10년은 더 늙은 듯한 느낌이 든다"며 "그래도 대행직을 수행하면서 기쁘고 좋은 경험이 더 많았다.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경험이다"고 전했다.
"가시와와 홈경기에서 0-2로 패배한 것이 가장 아쉬움이 남는 경기"라고 밝힌 파비오 대행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음에도 두 번의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그 경기에서의 패배가 8강 진출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기뻤던 경기는 광저우와 원정경기서 0-0으로 비긴 것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 그리고 FC 서울과 홈경기서 오랜만에 승리했을 때도 기뻤다"고 덧붙였다.
잠시 맡았던 지휘봉을 내려 놓지만 파비오 대행은 자신의 역할은 크게 변할 것이 없다고 했다. 선수 투입과 같은 권한은 없지만 외국인 선수들과 의사소통, 그리고 최강희 감독에게 조언을 하는 것 등은 똑같다면서 "지금 선두는 아니지만 아직 전북에 남은 경기는 많다. 최강희 감독을 도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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