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3경기에서 내용과 결과 다 얻겠다!” 의미심장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02 08: 33

“내용보다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 3연승으로 끝낸다!”
승부사 최강희(54) 국가대표팀 감독이 과감한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팀은 2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최강희호는 이틀 간 최종점검을 한 뒤 5일 새벽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에 임하게 된다.
현재 레바논에는 갖가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며칠전 레바논 정규군과 반군이 경기장 인근에서 총격전을 벌였다. 수류탄이 터졌고 로켓포가 발사됐다. 소위 ‘목숨 걸고 축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국대표팀의 입국을 맞아 레바논 축구협회와 한국대사관측 관계자들도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그만큼 보안과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최근 총격전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하자 최강희 감독은 “나도 수류탄을 하나 들고 올 걸 그랬다”며 가벼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그는 “축구를 하러 왔다. 선수들에게 ‘어차피 경기하러 가는 것이다. 원하는 경기만 하고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주위환경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취재진은 1일 카밀 샤문 경기장을 방문했다. 그라운드 곳곳의 잔디훼손이 심했다. 또 지면도 고르지 못했다. 한마디로 함량미달의 경기장이었다. 하지만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선수들의 컨디션.
최 감독은 “그라운도 컨디션도 극복해야 한다. 원정가면 환경적응도 우리 몫이다. 컨디션 최종점검이 더 중요하다.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다행히 선수들 회복이 빠르고 정신무장도 잘 되어 있다”고 안심했다.
최강희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잔여 3경기를 끝낸 후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다. 그는 “내가 (그만둔다고) 말한 적은 없다. 개인적으로 남은 3경기서 3연승을 하고 싶다. 이번 3경기서 결과와 내용을 다 얻고 싶다. 레바논전은 내용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반드시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 결과를 얻겠다”며 마지막을 암시했다.
지난 2011년 11월 한국은 베이루트원정에서 1-2로 패했다. 그로 인해 결국 조광래 감독이 경질됐다. 이후 최강희 감독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감독직을 수락했다. 최 감독은 “(그 경기로) 내 운명이 바뀌었다. 빨간 양말 신고 삼겹살에 소주나 먹는 사람을 (대표팀 감독으로) 불러냈다. 레바논전에서 시원하게 이기겠다. 아픈 걸 제대로 갚아주고 가겠다”며 사실상 대표팀 감독직에 미련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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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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