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사태, 소속사 사장이 입을 열 때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6.02 08: 38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톱 트로트가수 장윤정을 둘러싼 가족들간의 서로 물고 물리는 폭로전이 지켜야할 선을 넘어서고 있다. 장윤정의 엄마와 남동생이 "사실은 우리가 피해자"라는 식으로 방송 프로에 출연해 미주알고주알 가족의 치부를 거리낌없이 공개하며 자기 피붙이를 물어 뜯는 장면에서는 기가 막혀 한숨이 절로 나올 지경이다.
이번 가족 분쟁의 단초는 장윤정이 먼저 제공했다. 그는 지난 5월2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가수 활동을 하며)번 돈을 모두 잃고 현재 억대 빚을 지고 있다. 데뷔 후에 가족에게 잘하고 싶어 버는 돈을 모두 부모님에게 드렸다. 하지만 나에게 억대 빚이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의 이혼 소송 중에야 알았다. 아마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셨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윤정이 직접 가족사와 재산상황을 얘기한 건 여기까지다. 도경완 아나운서와의 결혼을 앞두고 '장윤정 돈을 벌고 결혼하는 것 아니냐' 장윤정 가족들에 돈 문제가 크다' 등 증권가 찌라시에 떠돌던 일부 악성루머에 맞서 진실을 공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터다.

트로트의 여왕, 행사의 달인으로 불린 장윤정은 실제로 지난 10여년 동안 아이돌그룹 못지않은 수입을 올렸고 일반 대중은 장윤정을 재벌급 연예인으로 알고 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수입을 다 부모님께 맡겼는데 알고보니 빚까지 있다'는 장윤정의 고백이 몰고온 시청자 충격은 컸다.
이같은 상황에서 장윤정 어머니와 남동생이 반격에 나섰다. 그런데 그 수위와 폭로 내용이 상상을 불허했다. 동생 경영씨는 지난 달 23일 tvN 'E뉴스'에 나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재무 관련 자료들을 공개하며 "누나의 빚은 자기 자산을 늘리려고 해서 생긴 빚이다. 자산관리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경영하고 있는)회사가 건실한 회사인지 아닌지 명예회복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민을 많이 했다. 저쪽이 언론플레이를 잘 한다. 누나가 언론을 너무 잘 갖고 놀아서 내가 무슨 이야기만 하면 이상한 대립관계나 오늘도 댓글 내용이 재산 말아먹은 놈이 무슨 할 말이 있냐, 자살해라 등 난리가 났다"며 억울함을 표했다.
 
그리고 며칠 후 이번에는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 "그동안 부동산 매입과 누나의 운영경비, 가족 생활비, 사업 투자비까지 모두 73억여 원이 사용됐고, 내 사업에 들어간 돈은 5억 원 정도"라고 말하며 매달 장윤정에게 송금한 내용이 담긴 통장을 공개했다. 자신과 엄마의 재산 탕진설에 대해 부인하는 자리였다.
경영 씨는 "누나와의 오해를 풀기 위해 누나, 소속사 관계자 등이 모여 자산관리팀 앞에서 확인했다. 이상이 없었는데 누나가 이후 집을 나갔다. 그 후 수상한 사람들이 엄마를 미행했다"고 했다. 여기서 제작진은 장윤정의 카톡 내용까지 어떤 과정인지 본인에게 진위 여부도 묻지 않은채 방송에 내보냈다. 편파 방송이란 비난이 쏟아진 배경이다.
장윤정 측은 현재 별다른 대응을 삼가고 있다.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 직업의 특성상, 이같은 가족간 진흙탕 싸움에 끌려들수록 장윤정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받는 까닭이다.
그래도 궁금하고 아쉬운 건 장윤정 소속사 인우기획 홍익선 사장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홍사장은 지금까지 장윤정과 박현빈을 비롯해 수많은 트로트 가수를 발굴해 키워낸 기획자로 널리 알려졌고 그 사연이 널리 회자됐다. 특히 지난 2003년 '어머나'로 스타덤에 오른 장윤정은 홍사장 최고의 작품이고 그의 회사를 반석 위로 이끈 빅히트였음에 틀림없다.
나이트클럽 영업부장 출신으로 국내 굴지의 기획사 대표에 오른 홍사장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재를 보는 눈과 가요계 트렌드를 정확히 읽는 감각, 그리고 뛰어난 경영수완으로 오늘의 인우기획을 일궜다. 그 모든 성공의 도입부에 바로 장윤정이 있다.
지금 장윤정의 엄마는 "딸을 스타로 키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 꼴이냐" 분해하고 남동생은 "재산 관리 잘해줬더니 뭔 소리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둘의 주장들과 속속 등장하는 일가 친척들의 증언을 토대로 하면, 장윤정은 그 가족과 친척들을 혼자 벌이로 책임지는 소녀가장으로 생활했던 게 사실로 드러났다.
사실 이런 경우는 연예계에서 드물지 않다. 어렵게 살던 집안에서 깜짝 스타 한 명이 등장하자 온 가족이 기획사에 둘러붙어 이것저것을 떼가다가 나중에는 가족회사로 바꾸는 케이스를 자주 보게된다. 잘되는 사례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족끼리 등을 돌리는 비극으로 끝나곤 한다. 물론 기획사 대표가 가족처럼 감싸는 척 수입을 빼돌리다 싸움이 되는 악습도 근절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어찌됐건 특급 스타의 성장과 함께 발굴한 소속사 vs 치맛바람 바짓바람 부모 간의 알력 대결은 피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요즘 일부 기획사에서는 신인을 선발할 때 은근히 그 부모의 품성이나 가족관계를 참고하고 있다. 
당연히 홍사장은 장윤정의 데뷔 전과 후, 그리고 재산 문제를 둘러싼 이번 가족간 상반된 주장에 대해서도 그 세세한 부분을 가장 잘 파악할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가족끼리 왜 저러는거야? 모든 이들이 수군거리고 손가락질 하는 지금, 홍사장은 정확한 진실을 밝힐 의무가 있다. 설사 가재는 게편이라고 욕을 먹더라도 할 말은 해야 된다.
[엔터테인먼트 국장]mcgwr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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