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가수의 오리지널리티는 그야말로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가 지난 1일 가수 김건모 편을 마지막으로 시즌1의 문을 닫았다. 또 다시 원조 가수 김건모의 완승이었다. 지난해 12월 ‘히든싱어’가 문을 연 이후 14주 동안 원조 가수가 모창자를 이기지 못한 때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히든싱어’는 가수와 모창자가 블라인드 뒤에서 한 소절씩 노래를 부르고 곡의 주인인 원조 가수의 목소리를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곡 하나를 완창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소 모창자에게 유리해 보이지만, 승리는 매번 원조 가수에게 돌아가는 식이다.

이는 김건모 편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날 ‘히든싱어’에서는 김건모의 히트곡 ‘첫인상’, ‘사랑이 떠나가네’, ‘서울의 달’, ‘핑계’, ‘빗속의 여인’ 등이 열창된 가운데 각 곡마다 모창자들의 기량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첫인상’으로 방청객으로부터 김건모 보다 더 김건모 같다는 평을 들었던 모창자가 ‘사랑이 떠나가네’에서는 고전했고, 마찬가지로 ‘서울의 달’을 기가 막히게 불렀던 모창자도 ‘첫인상’을 부를 땐 수준 차이가 극명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로지 꾸준한 기량을 발휘한 주인공은 김건모 밖에는 없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국민가수’로 사랑 받은 그의 목소리는 컨디션 난조에도 숨길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로 ‘히든싱어’를 찾은 최대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이 같은 모습은 ‘히든싱어’가 방송된 지난 14주 내내 이어진 익숙한 풍경이다. 앞서 박정현, 김경호, 김종서, 장윤정, 이문세, 윤민수, 김종국 편에서 원조 가수와 방청객을 감쪽같이 속이는 듯한 깜짝 놀랄 순간이 수차례 등장했지만, 원조의 품격은 감춰지지 않았다.
뻔한 게임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든싱어’는 매주 토요일밤을 명곡의 향연으로 물들이며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장윤정, 김건모, 이문세 편은 종편 예능 사상 시청률 4%를 돌파하는 기록을 썼고, 김건모 편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8,90년대를 비롯해 최근까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가수의 명곡을 생생한 라이브로 듣고 서바이벌 퀴즈 형식까지 도입한 프로그램 포맷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같은 호응에 힘입어 ‘히든싱어’는 3주 뒤 시즌2로 돌아온다. 그 사이 스페셜 편과 모창가수 왕중왕전으로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
제작진은 원조 가수 완승을 비롯한 시즌1에서 지적된 문제들을 보완해 시즌2를 꾸린다는 구상이다. 가수 역시 아이유, 가왕 조용필, 싸이와 같은 퍼포먼스 형 가수까지 섭외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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