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금뚝’, ‘막장코드’ 출생의 비밀이 높인 개연성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02 09: 36

동생이 언니를 못알아볼 수는 있어도 엄마까지 못알아보는 설정일 수는 없을 게다. MBC 주말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이 출생의 비밀 카드를 비교적 일찍 꺼내들며 오히려 개연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지난 1일 방송된 ‘금나와라 뚝딱’ 17회는 왜 부잣집 유나(한지혜 분)와 액세서리 노점상 정몽희(한지혜 분)의 얼굴이 소름 끼도록 같을 수 밖에 없는지 궁금증이 풀렸다.
이날 몽희의 어머니 윤심덕(최명길 분)은 딸 정몽현(백진희 분)의 동서 유나를 처음으로 본 후 딸 몽희와 똑닮은 외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덕은 유나를 본 후 바로 딸 몽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후 몽희가 유나의 남편 박현수(연정훈 분)에게 돈을 받고 사라진 유나 행세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사돈 박순상(한진희 분)을 통해 유나가 미국으로 입양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했다. 바로 유나와 몽희가 시청자들의 예상대로 어렸을 때 입양으로 헤어진 쌍둥이였던 것. 시청자들은 그동안 유나와 몽희가 가족들도 착각할 만큼 똑같은 외모를 이유로 쌍둥이일 것이라는 추측을 했다. 시청자들의 추측대로 유나와 몽희는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제작진은 보통 막바지에 터지는 출생의 비밀을 중반부에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덕분에 몽희를 키운 어머니 심덕이 몽희가 아무리 화장을 하고 고급스러우며 화려한 옷을 입고 유나 행세를 한다고 해도 알아보지 못하는 막장 전개를 피했다.
사실 몽희의 동생 몽현이 친언니와 동서를 구분하지 못하는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었다. 때문에 몽희의 어머니 심덕이 딸 몽희를 못 알아보는 대신에 출생의 비밀을 한번에 까버린 과감한 설정은 극의 개연성을 높이고 재미를 살리는데 일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금나와라 뚝딱’은 그동안 현수와 보석회사를 물려받는 후계구도 때문에 갈등을 보였던 이복동생 박현준(이태성 분)이라는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을 높였다. 현준은 놀고먹는 동생 박현태(박서준 분)에게 일을 가르치려고 했지만 욕심 많은 어머니 장덕희(이혜숙 분)의 방해로 인해 실패했다. 이후 현준은 자신을 이기적이고 욕심 많게 내모는 어머니 덕희를 원망했다. 그동안 야비한 행동으로 극의 갈등을 높였던 현준이지만 최소한 형제애는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금나와라 뚝딱’은 이처럼 출생의 비밀과 형제들간의 후계자 자리를 두고 벌이는 갈등 등 자극적인 설정을 정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막장 드라마는 아닌 것이 이 같은 설정에 있어서 시청자들을 이해시킬 수 있을만큼 설득력이 높다는 것. 또한 자극적인 설정과 소재를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 따뜻한 가족애와 사랑을 다루고 있다는 점일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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