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 "쿠크다스에서 푸딩 멘탈로 바뀌었어요" [인터뷰]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6.02 09: 40

“개병맛 코믹호러물이예요. 아, 제가 지은 건 아니고 감독님께서 대본리딩 할 때 그렇게 설명해주셨어요.”
풋풋한 여고생 이미지가 강한 여배우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치곤 격하다. 오는 6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무서운 이야기2’에 출연하는 스물한 살 김지원은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에 출연하는 그는 먼저 번 브릿지로 잠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 아쉬웠는지 이번엔 에피소드 하나를 책임진다. 그래서일까, 영화가 꼭 잘 됐으면 한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기존에 안 보여드렸던 모습이라 긴장되고 설레요. 재미로 오시든 평가를 위해 오시든 무조건 많이들 극장에 모이셨으면 좋겠어요.”

김지원은 사후세계를 총 네 개의 에피소드로 다룬 ‘무서운 이야기2’ 중 ‘탈출’ 편에 출연, 배우 고경표와 호흡을 맞췄다. ‘탈출’은 학교에 첫 부임한 교생이 흑마술에 사로잡힌 여고생에 의해 지옥 입구에 갇힌 뒤 다시 돌아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을 담았다.
‘탈출’은 정범식 감독의 ‘개병맛 코믹호러물’이라는 독특한 장르 지칭 외에도 등장하는 배역의 이름 또한 독특하기 그지없다. 김지원이 맡은 흑마술에 심취한 사탄희 캐릭터와, 고경표가 연기하는 어리바리한 교생 고병신이 그렇다. 사탄과 병신이 영화의 주인공들인 거다.
“‘탈출’에는 엘리베이터 괴담이 등장해요.  엘리베이터에 타서 어떤 층을 누르면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거죠. 영화에서 탄희가 병신을 그렇게 이동시키는데, 남다른 세계에서 병신이 하는 행동이 재밌을 거예요. 경표 오빠가 디테일을 굉장히 잘 살렸더라고요. 참 엉덩이 노출신도 등장한답니다.”
고경표가 엉덩이 노출을 감행했다면 김지원은 러블리한 기존 이미지를 벗고 흑마술에 심취한 다크한 여고생으로 변신했다.
“방에 해골을 갖다 놓고 괴기스러운 포스터를 붙여놓는 등 범상치 않을 거예요. 옷 스타일도 다크하고 눈썹도 거의 없앴어요. 학교에서는 그나마 평범한 외모인데 자기 방에만 들어오면 순간 돌변하는 게 탄희의 매력이에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다크포스’를 팍팍 내야 할까 고민했는데 감독님께서 너무 우울하게 가면 촌스럽다고 가이드를 잡아주셨어요.”
극중에서 탄희가 시도하는 분신사바는 김지원 또한 해봤단다. 하지만 펜이 저절로 움직이는 기괴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의식은 실현되지 못했지만 얼핏 귀신을 경험한 것 같다는 게 김지원의 말이다.
“일본 비즈니스 호텔에 묵은 적이 있는데 노크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잘못 눌렀나 싶어 들어왔더니 복도가 웅성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데 나가보면 아무도 없고 다시 들어와 있으면 노크 소리는 나는데 사람은 없고. 순간 ‘여기가 그 잡귀가 많다던 일본이구나’ 하면서 오싹했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어요.”
 
지난 ‘무서운 이야기1’에 이어 두 번째 시즌에도 출연하며 연달아 공포영화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이 같은 장르는 말 그대로 무서워 잘 보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번 ‘탈출’ 편에 출연한 건 연출을 맡은 정범식 감독의 영향이 크다.
“‘무서운 이야기1’ 때 브릿지로만 등장해서 사실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시즌2가 제작된다는 소리를 들었고, 연출이 지난 시즌1에서 제가 가장 무섭게 본 ‘해와 달’ 편의 정범균 감독님이라는 소식을 듣고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다행히 감독님께서도 손잡아 주셨고요. 시즌1 때 다른 친구들이 영화 홍보하러 다니는 게 참 부러웠는데 이번에 저도 동참하게 돼서 기뻐요.”
동국대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있는 스무 살이 넘은 어엿한 성인이지만 이번에도 역시 고등학생 역할이다. 지난해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그에 앞서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고등학생을 연기했는데 또 교복을 입는다. 아쉬움은 없을까?
“아직은 고등학생의 풋풋함을 가졌구나 싶은 생각에 오히려 좋은 걸요. 학창시절에 가수 연습생활을 하느라 학교를 사실 잘 못 다녔어요. 그래서 교복도 많이 못 입었는데 작품을 통해서 이렇게 오랫동안 입게 되네요. 다음 작품에선 성숙한 모습을 보일 기회도 주시겠죠.”
매사 긍정적이고 웃음을 잃지 않는 태도는 김지원이 더 상큼하고 예뻐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부터 그랬을까?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쿠크다스 멘탈이었어요. 작은 일에도 과자처럼 우수수 부서지곤 했죠. 긍정적이게 된 건 이 일을 하면서부터예요. 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반드시 되지도 않고 원치 않았지만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이제는 푸딩멘탈로 바뀌었어요. 이리저리 흘러도 탱탱하니 괜찮은 마음가짐이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은 아닌데 연기를 하고 뭔가를 보여드릴 때는 참 즐거워요. 이 일이 저한테는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sunha@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