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바다, 과소평가 설움 씻고 '불후'의 디바로 서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3.06.02 10: 03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무대였다. 가수 바다는 KBS 2TV '불후의 명곡' 무대를 순식간에 팝스타의 콘서트 실황 무대로 바꿔버렸다. 데뷔 15년 차의 내공이라 해도 끼와 열정을 갖춘 가수 바다가 아니었다면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공연이었다.
바다는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불후의 명곡’에서 이날의 전설, 가수 이승쳘의 곡 ‘소녀시대’로 한 편의 뮤지컬 같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재즈 풍의 화려한 편곡, 완벽한 무대 매너, 강도 높은 댄스에도 흔들림 없는 가창력까지 모든 것을 갖춘 공연이었다. 조금 비약을 섞어 말하자면 15년의 내공이 마치 이날을 위해 한꺼번에 폭발한 듯 보였다.
바다의 화려한 무대에 관객들은 함께 뛰고 소리를 지르며 디바의 재탄생을 즐겼다. 그간 에일리, 알리, 유미, 아이비 등 뛰어난 여가수들이 ‘불후의 명곡’을 찾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바다를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불후의 명곡’ 사상 가장 큰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제작진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자막으로 표현했을 정도.

지켜보던 동료 가수들 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모두가 입을 벌리고 지켜보다 마지막엔 관객들과 함께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무대가 끝나고 난 뒤 후배 가수 에일리는 ‘멘붕’을 토로하며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고, 앞서 1위를 지키고 있던 울랄라세션은 “집에 가자”는 농담으로 바다의 뛰어난 무대를 인정했다. 바다 뒤 순서인 그룹 포맨의  신용재와 이정은 자신들의 순서가 남았음에도 순순히 패배(?)를 인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철은 "내 노래를 이렇게 빛내줘 고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결국 바다는 무려 416표를 얻어내며 울랄라세션을 꺾었다.
사실 바다는 과소평가돼 온 가수중 하나다. 그룹 S.E.S의 리드보컬 시절부터 뛰어난 노래 실력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지만, 아이돌 출신이라는 이름이 가창력 보다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또한 그간 여러 장의 앨범을 냈지만, 좀처럼 자신의 색깔과 대중의 입맛에 맞는 접점을 찾지 못해 가요계에서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도 있다.
1세대 걸그룹 출신들 중 미모(?)를 담당했던 성유리와 유진은 연기자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이효리는 대체 불가능한 아이콘으로 성장했으며, 옥주현은 뮤지컬 배우로 성공을 거두는 동안에도 실력과 끼로 이들에 뒤지지 않는 바다는 도드라지는 활동이 없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날 무대를 통해 바다는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 보였다. 재능 뿐 아니라 15년간의 지속적인 노력과 이를 받쳐줄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무대 위의 디바로 재발견된 바다가 앞으로 '불후의 명곡'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또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 지 모두의 기대감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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