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다!”
최강희호가 2일 새벽 드디어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대표팀은 UAE 두바이서 가진 사흘 동안의 현지적응훈련을 무사히 마쳤다. 남은 것은 이틀간의 최종훈련에서 베스트11을 짜고, 결전에 임하는 것뿐이다.
대표팀보다 먼저 베이루트에 도착한 20여명 가까운 한국취재진들이 공항에서 대표팀을 맞았다. 동양인들이 모여있자 레바논 현지인들도 “무슨 일이냐? 누가 오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레바논과 붙을 한국대표팀이 온다”고 설명하자 “나도 축구팬”이라며 너도 나도 사진을 찍었다.

사실 레바논 대표팀의 전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런데 구세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레바논대표팀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하디 알 와즈웨즈 씨였다. 그는 한국취재진의 질문에 일일이 응해주며 레바논의 예상 베스트11 멤버와 포메이션까지 다 그려줬다.
레바논전 예상을 묻자 와즈웨즈는 “2년 전처럼 레바논이 2-1로 이기면 좋겠다. 하지만 한국이 워낙 강해서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아시아 최강”이라고 대답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한국선수를 물었더니 “특히 박지성은 레바논에서도 아주 유명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잘했던 박지성을 모를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국대표팀은 세대교체의 시기다. 박지성과 박주영은 없다. 지동원, 손흥민 등 새로운 스타들이 팀을 이끌어가야 한다. 한국대표팀의 선수들을 열거해줬더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청용과 손흥민이 관심이 간다”며 웃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대표팀의 입국시 레바논 현지기자는 한 명도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레바논선수들이 승부조작에 시달렸고, 시리아내전 등 중동정세가 격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축구에 대한 현지언론의 관심은 매우 적은 수준이었다. 그나마 왔던 한 방송사는 레바논이 아닌 카타르TV 소속이었다.
카타르TV의 죠지 마룬은 “사실 레바논같은 나라에서 A매치 경기를 하면 안된다. 곳곳에 총알을 장전한 군인이 쫙 깔려 있다. 이게 무슨 코미디인가”라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현재 레바논은 2년 전 한국을 꺾었던 선수 중 7명이나 나오지 못한다. 에이스 로다 안타르(32, 산둥)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마룬은 “안타르의 공백을 압사두가 메울 것이다. 그만 조심하면 한국이 대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강희 감독도 레바논의 멤버구성 변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2일 대표팀호텔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레바논을 잘 알고 있다. 이전 3경기에서 나온 선수 중 3명 빼고 전부 바뀌었다. 전에는 작고 빠른 양쪽 사이드윙이 기술이 좋았다. 지금은 체격조건이 더 커졌다.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고 평했다.
이어 “상대분석도 중요하지만 우리 선수들 준비가 먼저다. 경기 당일 최고컨디션이 아니면 곤란하다. 정상적으로 준비해서 끌어올리면 우리가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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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축구전문가 하디 알 와즈웨즈(위), 카타르TV 관계자들(아래) 베이루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