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마스크에 역전타까지…문선재의 기적드라마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6.02 21: 24

LG 기적 드라마의 주인공은 문선재였다.
LG 내야수 문선재가 2일 광주 KIA전에서 4-0에서 5-4로 기적의 역전극을 이끌며 5연승 일등공신이됐다. 우선 동점과정의 디딤돌을 놓는 안타를 날렸다. 동점이 되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소방수 봉중근의 볼을 받아내며 상대 타자들을 막았다. 그리고 천금같은 결승 역전 2루타를 날렸다.
이날 7번타자 겸 1루수로 출전한 문선재쇼는 9회부터였다. 3회 첫 타석은 볼넷, 4회는 포수 파울플라이, 7회는 중전안타를 날렸지만 모두 득점과는 연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0-4로 뒤진 9회초 선두 이병규가 중전안타, 대타 이대형이 우중간 안타를 날리자 KIA 소방수 앤서니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날려 만루기회를 만들었고 이어 손주인의 동점 적시타때 홈을 밟아 기적의 조연노릇을 했다.

문선재는 9회말 수비부터 1루에 나가지 않고 포수 마스크를 썼다. 포수 최경철 대신 대타 이진영을 기용하면서 포수자원이 없어진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문선재를 대안으로 기용했다. 또 하나의 선택지 오지환은 유격수라는 점에서 제외했다. 문선재는 초등학교 시절 잠깐 맛보기로 포수 경험이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흔들리지 않고 소방수 봉중근의 볼을 받아냈다. 사인도 급조된 것이었다. 9회말 KIA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데 일조했다.
연장 10회초에는 방망이가 빛났다. 이병규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2사1루에서 박경태의 볼을 받아쳐 3루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병규가 간발의 차이로 홈터치에 성공했고 문선재는 두팔을 번쩍 들어 역전을 만끽했다. 다시 10회말 포수 마스크를 쓰고 2사 1,2루 위기까지 몰렸지만 윤완주를 삼진으로 잡고 승리를 지키고 문선재쇼를 마무리 지었다.  LG는 기적을 연출하는 또 한 명의 스타를 만났다.
경기후 문선재는 "경기가 동점이 된 후에 감독님과 배터리 코치가 포수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공을 잡았다. 감독님이 마지막에 불러서 봉중근 선배에게 가서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던지라고 말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고 포수 출전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초등학교에서 야구를 시작하면서 경험상 포수를 한 이후 처음이다. 끝내기 결승타 보다 포수로 경기를 끝내는 삼진을 잡은게 더욱 새로운 경험이었다. 오늘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다. 팀이 승리하는데 기여해서 기쁘다. 팀에서 필요로 한다면 언제든지 포수로 나갈 용의가 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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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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