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포항 중원의 핵심이던 신형민(27)이 중동으로 이적했다. 많은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지만 신형민은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맨시티 구단주이기도 한 알 자지라의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아햔도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포항에 입단한 신형민은 투지와 근성이 돋보이는 강력한 수비형 미드필더로 5시즌 동안 127경기에 출장해 12득점 6도움을 기록했다. 입단 첫해인 2008년 FA컵 우승과 200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피스컵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주가가 오른 신형민은 갑작스럽지만 중동 진출에 성공했다. 해외이적을 추진했던 신형민은 EPL의 위건, 분데스리가의 슈트트가르트 등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또 중국에서도 신형민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신형민은 지난해 8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자지라SC로 이적했다. 지난 1974년 창단한 알 자지라는 아부다비가 연고로 리그 우승 1회를 기록했다. 2011-2012시즌에는 4위를 차지했다.

신형민은 이적 후 많은 고생을 했다. 원래 포지션이 아닌 중앙 수비수로 활약하기도 했던 신형민은 어느새 팀내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국가대표로도 신형민은 인정 받았다. 지난 2월 영국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경기서 그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전반 45분을 뛰면서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뒤에서 수미형 미드필더로 고군분투 했다. 비록 팀은 완패했지만 신형민은 1차 저지선 역할을 펼치면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알 자지라에서 한 시즌을 보낸 신형민은 팀이 3위에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수비수 영입을 하지 못해 부담이 컸던 알 자지라는 신형민이 중원에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올시즌 22경기에 나선 그는 UAE 리그서 개인기록 중 3위에 올랐다.
9개의 경고와 1번의 퇴장을 당했다. 경고는 가장 많이 받았다. 그러나 구단은 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프로선수로서의 정신이 완전하게 나타난 증거라는 것이었다.

지난달 말일 귀국한 신형민은 밝은 얼굴이었다. 그는 "중동 무대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K리그에서 배웠던 것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비록 정규리그 우승도 놓쳤고 ACL 무대서도 성공을 하지 못했지만 첫 시즌이라고 생각하면 분명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동 무대에 대해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분명 한국 선수들이라면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대단하다. 그러나 UAE 현지 선수들은 세미 프로 선수 같은 모습이다. 그저 많은 돈을 받으니 플레이에 적극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외국인 선수들끼리 노력하는 리그인 것 같다"고 전했다.
UAE 리그는 아사모아 기안(알 아인) 그라피테(알 아흘리) 등 유명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공격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형민은 경기 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영향을 끼쳤다. 말 그대로 K리그서 보여줬던 모습을 중동에 전파한 것.
알 자지라의 구단주는 EPL 맨체스터 시티의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아햔. 그도 신형민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다. 신형민 에이전트 관계자는 "알 자지라와 맨시티는 자매구단 이상이다. 따라서 만수르 구단주도 관심이 많다"면서 "UAE 현지 선수들의 경우 정신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그래서 신형민이 거칠고 적극적인 플레이에 구단도 크게 기뻐하고 있다. 만수르 구단주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신형민은 선수로서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 그는 "중동에서 생활하면서 뛰어난 선수들에게 배운 것이 많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다른팀 선수들의 이야기도 듣고 있다. 앞으로 배울 것이 더 많다. UAE서도 한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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